[원불교신문=박중훈 교무] 얼마 전 교정지도와 관련해 면단위 소재 교당들을 방문했다. 그 중 일부 교당은 출석교도가 10~30명 정도로, 1층은 생활관과 소법당, 2층은 대각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교당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교도들의 고령화에서 기인한다. 세월의 흐름 속에서 연로해짐에 따라 나타나는 신체 특성상 계단을 이용하는 것이 매우 불편해 교당에 출입하기가 쉽지 않다. 엘리베이터를 비롯한 대체수단이 없다면 교당 의식행사에 참석할 수 없는 교도가 자연적으로 생기게 됐다. 

최근의 지표들은 이제 이런 문제들의 대안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직면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동향 브리프> 2018년 7월호에 실린 '한국의 지방소멸 2018' 보고서에 의하면, 전국 228개 시, 군, 구 중 '소멸위험지역'이 89(39.0)곳이었다. 소멸위험 지수란 20~39세 가임여성 인구수를 65세 이상 인구수로 나눈 지표를 말한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인구 감소로 인한 소멸위험이 높은 지자체로 분류된다. 소멸위험 지수가 0.2~0.5의 범위에 있으면 위험진입, 0.2미만에 해당하면 고위험 지역에 해당된다.

이같은 통계는 물론 바라보는 견지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령화와 인구 문제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또한 알 수 있다.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인 인구를 말한다. UN이 정한 '고령화 사회'는 노인 비율 7% 이상~14% 미만이며, '고령사회'는 노인 비율 14% 이상~20% 미만, '초고령 사회'는 노인 비율 20% 이상~100% 미만이다. 2020년에 대한민국의 노인 인구는 15.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하였으며, 2030년에는 24.5%에 이르러 초고령 사회가 된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소멸위험지역에 소재한 교당 교도의 고령화는 이미 초고령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준비와 대응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지금까지 교단은 때를 따라, 시대적 상황을 읽어가며, 시의적절하게 출가교역자의 역량강화를 위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했다. 교역자들은 이를 기반으로 교화현장을 지키며 원불교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사회복지계에서는 정부 정책의 변화에 대응하며, 노인복지와 연관성을 가진 기관을 운영하여 그 몫을 잘 해주고 있다.
 

소멸위험지역에 소재한 교당 교도 이미 초고령 단계
고령층 교화 방안 학습하고 교단적 대안 마련해야

반면에 교당교화 현장에서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준비는 다소 부족하다고 여겨진다. 우리 교당을 보더라도 고령층 교화를 특화한 교화계획이 몇 %나 되는지 답을 하기가 어렵다. 물론 교당마다 그 교당 교도님들의 연령 또는 지역 정서에 맞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최선을 다하고 계실 것은 당연하다. 다만 한국 사회가 곧 고령사회로 변화하는 만큼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정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출가교역자 또한 고령층에 대한 교화 방안을 청소년교화를 중점적으로 준비하듯 학습하고 이해하도록 장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에 더해 교화환경은 어떠한가.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대체적으로 교당의 대각전들은 의자식으로 많이 바뀌었다. 시대와 환경이 변화함에 따른 부득이한 선택일 것이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교당의 선방 기능이 줄어들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의자보다는 방석을 이용한 좌선법에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그런 좌선법을 지속적으로 익히고 전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일반 교도들은 좌선을 체험할 기회를 쉽게 얻지 못하고 있으며, 선의 묘미를 체험하는 세대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또한 지방의 교당들 중 2층 구조의 교당들은 일반적으로 대각전을 2층에 두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의 교당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허리환자나 무릎관절 환자는 법당을 쉽게 오가기 어려운 구조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방일수록 교도수가 30여명 이하이며 고령층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몇 분의 교도님을 위해 승강기를 설치하기에는 5천만 원 이상 되는 초기비용을 감당하기도 어렵거니와, 월정 유지보수비를 부담할 수 있는 형편은 더더욱 안 된다.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라 소멸위험 지역에 있는 교당이 가야 할 길은 어떤 길일까. 어느 한 사람의 노력으로 극복되기는 어렵다. 교단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정읍교당

[2019년 7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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