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타원 김신원 유럽교구장

'파리교당 30주년' 프랑크푸르트 이전봉불식과 함께 준비
다종교적·초종교적 영성 공간 무시선으로 세계적 선도량 꿈꿔

김신원 유럽교구장은 유럽지역 교화발전을 위해 각 교당 연계활동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유럽교구의 현황과 역사를 소개한다면
유럽교구는 원기81년도에 탄생했다. 처음에는 모스크바교당이 교구사무국이 되었다가 서유럽 독일·프랑스와 동유럽 모스크바·알마타 등의 국가에 교당이 설립되면서 교단의 의지에 따라 교구로서 구조를 갖추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인도 등에도 교당들이 차차 설립이 되면서 함께 유럽교구에 소속되었다가 원기101년부터 유럽교구로서 정립됐다. 독일과 프랑스, 러시아, 알마타에 있는 교당들이다. 실제 유럽교구의 각 나라들의 교당들은 각각의 교당 발전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교구의 구조로 조직화하고 그 역할을 담당하기가 어렵다. 교구사무국은 교구장의 소재에 따라 이동이 됐으며, 러시아-아프리카-독일-프랑스(현재 김신원 교구장)로 교구사무국은 이동 됐다. 

유럽에서의 교구 체계는 아직 그 체제가 완전한 모습을 갖추지 못한 상태다. 원기95년 2월에 최초로 서유럽 교무회의를 개최해 연 2회 교무회의를 통해 교무들과 화합 단결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을 뿐, 교구발전을 위한 회의 등 교구로서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다소 요원한 상황이다. 

2000년부터 유럽공동체 출범과 화폐 통합으로 유럽은 하나의 공동 국가가 형성됐다. 공동체로 통합해 유럽국가의 언어가 각각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문제시 되지 않고, 경제 통합과 정치적 협력을 통해 강한 유럽을 추구하고 있다. 원불교 유럽교구는 이제 교화발전을 위해서는 흩어진 각 나라 교당들을 하나로 응집하고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발전될 수 있도록 교구청이 그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고 본다. 

유럽교화 정책에 대한 방향은
유럽은 40여 개국으로 언어가 각각 다르다. 40여 개국과 40여 개 언어를 사용하는 유럽의 나라들을 유럽교구로 한 덩어리로 묶어 놓은 형태가 다른 해외보다 특징이라면 특징일 수 있다. 그래서 특별하게 지속적인 교화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하기엔 아직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각 나라들의 교당에 특별한 행사가 있을 경우 중앙총부와 연결해 유럽 교당들을 순회하는 형식으로 교화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 유럽교구의 교당들은 교당을 하나로 엮을 수 있는 공통 테마를 계획해 각 교당들의 교화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 2회 출가교화단과 교무회의를 열어 만남과 대화를 우선으로 하고 있다. 

유럽교구에는 프랑크푸르트, 레겐스부르크, 쾰른, 베를린, 모스크바, 알마타, 파리, 노르망디 무시선한울안공동체(훈련센터)가 있다. 앞으로는 유럽교구도 다른 해외 교구처럼 교무 훈련을 유럽교구에서 직접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 먼 미래에 유럽 40개국의 교당 교도들이 한자리에 모여 법석을 열게 될 모습을 꿈꾸어 본다.  

20주년을 맞이한 레겐스부르크교당의 교화성장은 어떤가
레겐스부르크 시의 인구가 20만 명이다. 작은 도시이지만 원법우 교무와 이윤덕 교무가 그 지역사회의 중심 인물들과 소통하며, 사회참여에 적극적이다. 

원법우 교무는 독일사람으로 원불교 교리공부를 위해 한국을 오가며 출가했다. 원 교무는 현지인이 원불교에서 출가해 개척교화를 이룬 인물이며, 그야말로 원불교의 독일화를 향해 고군분투하는 모범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윤덕 주임교무가 시내를 다닐 때 길 위에 버려진 휴지를 일일히 줍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이는 레겐스부르크에서 지극한 교화의지와 포부, 그 지역을 사랑하는 교무라고 생각했다. 이번에 '문 없는 정원 법당'을 만들어 많은 현지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원불교를 알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했다. 아마 교단사에서도 야외법당 조성은 레겐스부르크 교당이 최초일 것이다. 특히 탈 종교시대의 유럽사회에 문 없는 열린 법당은 꼭 필요한 공간이라 생각한다.

독일교화의 역사와 앞으로의 교화
독일은 원기71년도에 프랑크푸르트교당 설립으로 원불교의 포문을 열었다. 원불교 발전사를 살펴보면 교무들의 의지나 교도들의 뜻으로 교당들이 많이 설립됐다. 유럽의 교당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독일의 각 교당 교무들도 언어적 불편함을 감수하고 현재 모두 초창기 개척자로서 의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다. 독일의 4개 교당들은 지역 별로 특징을 가지고 교화 활동을 하고 있다. 

교포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교당은 올해 교화활성화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 곳으로 이전을 해 내년 6월에 이안 봉불식을 할 예정이다. 쾰른교당은 현지인을 상대로 선방을 열어서 교화하고 있고, 베를린교당도 원기101년에 기존의 아파트를 매각해 주택을 매입하여 이전 봉불식을 진행해 개척의지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교전이 독일어로 번역돼 현지인 교화에 활용할 수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각 교당들의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하루속히 개발하고, 미래 교화를 이어 받을 현지인·후진 인재양성이 무척 아쉽다. 이는 유럽교구가 교무들의 유럽 교화 의지로 가져온 보따리 교화에서 벗어나 현대화·유럽화되고, 문화정착으로 교화발판을 이루는 것이 큰 과제라 생각한다.

프랑스교화의 거점인 파리교당이 내년에 30주년을 맞는다고 하는데
내년 6월초에 30주년 행사를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를 계획하고 있다. 30년 역사를 담은 화보집을 만들어서 파리교당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자료로 남길 계획이며, 프랑크푸르트교당의 이전 봉불식과 연계할 계획이다. 아울러 유럽 교구 각 교당들도 함께 연계하여 뜻깊은 행사를 계획했으면 한다.

원기79년 7월부터 이곳 쟝띠이 시에 파리교당이 자리를 잡고 지금까지 매주 법회와 요가교실, 단전호흡 등 꾸준한 활동의 결과로 지역사회로부터 인정받게 됐다. 교민들은 물론 현지인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종교의 전통과 권위로부터 자유로워짐에 따라 교당의 문을 다종교적 영성, 초종교적 영성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짝 열어 놨다. 탈종교 시대에 기존 교도 수를 계산해 교화의 활성화를 가늠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교당의 문턱을 낮춰 참마음을 보고 싶은 사람들, 영성을 맑히고 밝히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함께하는 단전호흡과 요가 교실'에 참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파리교당을 지역 주민들과 교민들, 그리고 선과 명상 등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영성을 맑히는 집'으로 인식시켜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도량으로 다지고 가꿔갈 계획이다. 
 

노르망디에 위치한 무시선한울안공동체 전경.

노르망디 '무시선한울안공동체'는
'유럽에 부는 선풍'을 직감하고 도심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선방을 세우고자 염원을 했다. 특히 김제영 교무가 파리교당 부교무로 근무하면서 선방을 만들어 독립하기를 원했었다. 매년 노르망디에 있는 민박집을 빌려 3박4일 간 파리교당 교도 훈련을 진행했었는데, 우리도 선방운영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서원으로 수 년 동안 염원했다.

원기88년에 현재 선방을 매입했다. 파리에서 276㎞ 밖에 위치한 곳으로, 1887년에 지어진 돌집 3동과 대지 42,975㎡, 해발 250미터 고지에 위치해 경관이 아주 수려하며 명상 수행과 무시선 도량으로 적격지이다. 유럽 최초 훈련원으로 원기90년에 인가를 받고 그 해 5월에 봉불식을 했다. 그간 건물이 너무 오래돼 내부가 낙후되어 수리 개조를 지속적으로 해오다, 지난해부터 올해 5월까지 생활관 수리작업을 마무리해 선객들을 받는데 수월해졌다. 규타원 장정수 원로교무와 원불교 여성회, 사단법인 한울안 운동의 도움이 컸다. 

현재 박주명 교무가 부임해 있고, 선방이 문을 연 이래 줄곧 인근에 사는 자두마을 선객들이 주로 이용해 오고 있다. 경치가 아름답고 환경이 맑고 고요하여 명상과 선에 적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새롭게 단장된 무시선한울안선방을 인터넷 등으로 적극 홍보해 원불교뿐만 아니라 여러 영성단체가 이용할 수 있도록 나설 계획이다. 마음이 맑아지고 깊어지는 체험의 장소가 되고, 파리교당과 함께 누구나 찾고 싶은 선도량이 되도록 변화시켜 갈 것이다. 

[2019년 7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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