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의 미래 비전과 희망

[원불교신문=안세명]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이하 선학대)는 원기87년(2002) 개교 이래 원기106년(2021) 신규 캠퍼스로 이전함으로써 개교 20주년을 향한 담대한 도전을 하고 있다. 이번 대담은 현지인 교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소원공(노스케롤라이나, 이하 소)·이지은(원다르마센터, 이하 은)·이법광(덴버 교당, 이하 광) 교무와 미주선학대가 걸어온 길과 미래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개교 20년 앞둔 선학대, 어떤 감회가 드나
소= 선학대는 영어로 현지인들을 교화할 수 있는 교역자를 배출한다는 면에서 세계교화의 희망이라고 본다. 미주교화에 대한 자료나 시스템이 전무한 상태에서 교화를 시작한 우리 세대와는 달리, 선학대를 통해 현지에 적응하고 교화할 준비가 용이하게 됐다. 이는 엄청난 도약이라 생각한다.

은= 선학대 3기 졸업생으로서 모교에 대한 애정과 기대가 있다. 선학대가 있었기에 현지인들에 대한 두려움 없이 교화할 수 있었음에 감사함을 가지고 있다.

광= 선학대가 개교한지 벌써 20여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는게 실감나지 않는다. 원불교가 미국에서 정식으로 정부에서 인가하는 대학원 교육기관을 설립하고 운영해 나가고 있다는 자부심 속에 오늘이 있기까지 혈심혈성을 다한 교무들과 직원, 후원을 아끼지 않은 재가출가 교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소원공 교무
노스케롤라이나교당

현지인 교화 토대 마련해
재가출가 협력불사 감사
교역자 양성에 무게 실려야
미국교화에 적합한 
훈련 강화

현지인 대상으로 교화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선학대 교육은 앞으로 어떻게 고려해야 할까
은= 선학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이렇게 된 이유는 원불교학과 교육 수준에 대한 기대치가 현재 교역자 양성 과정과 그 결과에 못 미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교단에서 바라는 갑종 전무출신 배출의 근간이 되는 영성훈련에 대한 기능이나 수준에 못 미치고, 영성 공동체로서 신심과 서원을 살리는 덕 있는 교육기관으로서의 신뢰가 낮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소= 선학대가 세워진 본의와의 달리, 원불교학과의 존재감이 미비하다. 이것이 교단에서 인식하는 가장 우려하는 점일 것이다. 학생 수에 비해 교무진이 많고, 원불교학과 활동과 교육시스템이 기대에 못 미친다. 침구학과를 비롯한 타 학과가 미국 내 교육기관의 기본 요건을 갖추고, 경제적 자립 기틀을 마련하는 데 필요하겠으나, 선학대 설립취지를 목적반조해 교역자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에 더욱 무게가 실려야 한다고 본다.

광= 선학대가 미국에서 원불교 기관으로 운영돼야 할 이유를 근본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한국에서 교단의 지원과 교도들의 후원금은 미국교화를 위한 교무양성에 쓰이는 정재이다. 이는 교단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므로 교화자 양성이 우선순위가 되기 위해 원불교학과가 더욱 성장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실행팀을 구성해 집중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본다.

미국에서 원불교학이란 생소한 학문을 중고등교육기관으로서 인증받아 운영하는 것에 많은 과제와 난관이 있었다. 미래를 향한 비전과 해결책은 무엇일까 
소= 원불교학과가 당면한 어려움은 학생 수이다. 한국의 원불교학과 지원 감소가 선학대 입학생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제는 한국에서 오는 학생들로 선학대 원불교학과를 운영한다는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미국 내에서 적극적인 현지인 학생 유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교정원과 협의하여 입학규정을 현지화 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또한 미국인에게 선학대 원불교학과를 나와 2년이라는 과정을 듣고 졸업 후 어떤 방향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지 명확한 진로를 제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까지 해온 전통적인 원불교 출가자만을 양성하는 방향을 과감히 버리고 원불교학과 석사과정으로 졸업 후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원불교 선명상 지도자, 원불교 마음공부 지도사, 원불교 재가지도자, 마음공부 강사, 인성교육 지도자 등의 지도자 양성과정의 라이센스를 취득하게 하여 학교, 병원, 기업체, 교도소, 군대 등에서 정신개벽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동무대를 제시해야 한다. 또한 교당과 연계해 재가교역자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까지 한국 자본과 학생에 의존했던 방식을 자립경제와 자체 커리큘럼 변화로 자력을 갖춰야 한다.

소= 먼저 선학대 졸업생에게 설문조사를 지속적으로 실행해 발전적 방향으로 커리큘럼을 재평가하고 예비교무들이 신명나게 공부하고 자아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예비교역자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지도교무들이 행정업무를 겸하지 않고 오로지 학생들에게만 집중해 그들의 근기와 성향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 돼야 한다. 수학과정이 벅차고 심신이 지쳐갈 때 서원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지도교무의 지도아래 미국사회에 적응하는 법과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소통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미주에서 원불교학 정착을 위해서는 특정인이나 외부의 영향에 의해 교육 프로그램이 한 방향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법광 교무
덴버교당

미국정부 
인증교육기관 자부심
원불교학과 
존재감 키워야
현지인 학생 유치 전력 
다양한 교역자 모델 
만들어야

은= 원다르마센터에 근무하다보니, 자연에서 오는 기운을 통해 치유되고 공감되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선학대의 교육기준이 있지만 많은 시간 원다르마센터에서 함께 해보는 것을 권장한다. 미주 교육법이 있기 때문에 교역자양성 도제시스템은 불가능하겠지만 훈련기간을 확대해서라도 시도하면 좋겠다. 선학대 졸업 후 현지인 교화에 막막하고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곳에서 다양한 선 프로그램을 디자인하고 실습한다면 그 부담감이 줄어들 것이다. 

미래교화 위해 선학대 교육에 조언한다면 
소= 세계는 지금 탈 종교의 시대로, 미국은 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나라다. 또한 미국에 세계의 다양한 불교 수행법이 모여있다고 볼 수 있는데, 원불교가 미주에 온지는 50여 년이나 됐지만 더 늦게 시작한 다른 불교 단체에 비해 원불교 존재는 미약하다. 원불교가 자리 잡는 길은 교리를 명료하게 전달하고, 타 단체에서 관심이 큰 동선·단전주선 등의 명상수행을 체험하도록 이끌어주는 일이다.

은= 이민 한국인 교도도 현지인이라 봐야 한다. 그들의 자녀교화에 좀 더 중점을 둬야 한다. 2세 교화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며, 원다르마센터에서 진행하는 청년훈련에 그들이 참여하여 교법에 기반을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광= 다른 문화와 언어, 그리고 새로운 환경에서 교화자 이전에 이민자로서 겪어야 할 고초, 용금은 물론 교당운영과 생활비 조차 보장되지 못하는 경제적 어려움, 교화활동에 부적합한 교당 등 해외교화시 감당해야 할 문제는 많다. 현지인 교화를 해오면서 느낀 점은 기존 교화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교도 관리 교화를 탈피하고 직업 가진 교화자, 그 직업적 네트워크를 통해 얻어지는 존경심과 신뢰를 바탕으로 교화할 수 있어야 한다. 

이지은 교무
원다르마센터

두려움 없는 
미주교화 가능
영성 공동체로서 
성장 기대
원다르마센터 연계한 실습
공통된 비전으로 
일심합력해야

신규 이전을 앞두고 당부하고 싶다면 
은= 선학대 교무들 자체가 일심합력으로 공통된 비전을 가지고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객관적이고 전문적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는 외부의 다양한 지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새로운 선학대 이전과 맞물려 적용시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소= 지난해 원다르마센터에서 미국교화 교무 대상으로 영어교화캠프를 해보니, 참여한 교무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선학대 출신 교무들이 학점위주로 공부하다 보니 현지인 교화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기초적 교화기법에 목말라 하고 있음을 크게 느꼈다. 간단한 즉석심고나 선방 진행, 교리 소개, 상담 등 기본적 교화역량을 실습하도록 학과 커리큘럼에 넣는다면 현장교화에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두려움이 적어지지 않을까 싶다. 선학대 교육과정에 행복한 출가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창의적 로드맵을 만들어 보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원불교 교무로서의 자신감을 키우는 시간이 절실하다. 

광= 해외교화의 체계를 다르게 고려할 때이다. 교화의 확장이라는 개념이 교당의 신설이라는 양적 기준이 바꿔져야 한다. 지금까지 지역 내 희사자가 있어서 연원 교당이 만들어졌다면, 현재 있는 교당들이 안정화 되도록 통폐합이나 지원정책 등을 심도있게 고려해야 할 때이다. 또한 좀 더 다양한 교역자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한국에서 교화하는 모습을 과감히 버리고 대종사께서 〈대종경〉 서품18장에 "수도하는 처소도 신자를 따라 어느 곳이든지 설치할 것이며, …  출가 공부인의 의식 생활도 각자의 처지를 따라 직업을 갖게 할 것이며, 또는 결혼도 각자의 원에 맡길 것이며, 예법도 번잡한 형식 불공법을 다 준행할 것이 아니라 사실 불공을 주로하여 세간 생활에 적절하고 유익한 예법을 더 밝히자는 것이니라"고 한 말씀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노스케롤라이나교당 어린이 훈련이 한창이다.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 건립 17주년,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를 통해 배출한 교역자들이 현지인교화를 위해 가슴 벅찬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다. 영어권교화는 이제 더이상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니다. 다양한 현장에서 현지인들과 지역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 가고 있다.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는 세계교화의 요람이자 산실이다.


[2019년 8월9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