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이인명은 천정리 천기동 사람으로 절친한 친구 유건의 인도로 박중빈을 찾아와 제자가 됐다. 그날이 시월 열흘날이었다. 이를 기념해 대종사는 이인명의 법명을 열흘순자로 순순(旬旬)이라고 지어주고, 열흘마다 열리는 예회에 빠짐이 없도록 당부했다.

이산 이순순 선진은 간석지 방언공사가 시작됐을 때 동지들과 함께 흙짐을 나르고 삽질을 하는 등 온갖 어려운 일 속에서도 일호의 사심이 없이 모든 난관을 감수하며 정성을 바쳤다.

김성섭은 대종사의 첫 제자이다. 병진년 초여름 어느날 대종사는 김성섭과 같이 노루목 밀밭에서 밀을 베다가 낫질을 멈추라 하더니 글 한귀를 읊었다. '호남공중하처운 천하강산제일루 (湖南空中何處云 天下江山第一樓, 호남 공중을 어느 곳이라 이르는 고, 천하강산에 으뜸가는 곳이더라.)' 그러자 갑자기 공기가 맑아지고 밝은 빛이 선회하며 사방에 바람이 자면서 천지에 풍악이 진동했다. 

김성섭은 대단히 신기하게 여기고 대종사를 존숭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졌다. 이후로 전날 열두살 연하의 대종사를 동생으로 여기던 마음이 깨끗이 사라지고 스승으로 받드는 마음이 한결 같았다. 

광선(光旋)이란 법명은 노루목 밀밭에서 밝은 빛이 선회하는 모습을 본 후로 성섭의 마음이 조복됐다 하여 붙여진 법명이다. 팔산 김광선은 방언작답(防堰作沓) 후 어느 날 제방이 무너져 뚫린 구멍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목격하고, 그것을 막으려고 애를 태우다가 뜻대로 되지 않자 '인력으로 저 구멍을 막지 못한다면 내 육신으로 막겠노라'하고 죽을 각오를 하고 온몸으로 막아낸 이야기는 유명하다.

[2019년 8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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