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곳, 마음이 향해 가는 곳
빅데이터 분석을 마음공부에 활용하자

소인미 교수

[원불교신문=소인미 교수] PC와 인터넷, 모바일 기기 이용이 생활화되면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기본 텍스트(문자) 데이터 이외에도 이미지, 동영상 등의 다양한 데이터 양식을 가지고 있다.

이 데이터를 분석해 국가나 정부에서는 민원을 반영하는가 하면, CCTV등 치안과 보안을 강화하기도 하고, 기업에서는 개개인들의 관심꺼리나 고객의 쇼핑 취향들을 파악을 하는데 활용하고 때로는 고객 일대일 맞춤형 상품을 개발한다.

더 나아가서 이제는 개개인의 취미, 관심사들이나 개인의 동선들을 파악할 수도 있으며,  SNS(Social Network Services)를 통해 사적인 정보나 사생활까지 노출되는 시대가 됐다. 이처럼 우리는 빅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우스갯소리로 빅데이터 전문가를 디지털 점쟁이라고도 한다. 그것은 지나간 과거의 데이타로 현재를 이해하고 더 나아가서 미래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종사는 동물들은 하늘에 뿌리를 박고 살므로 마음 한번 가지고 몸 한번 행동하고 말 한 번 한 것이라도 그 업인이 허공 법계에 심어진다고 법문했으나, 이제 사람들의 마음 한번 가지고 몸 한번 행동한 것들이 빅데이터에 남게된다는, 마치 허공법계와도 같은 존재가 됐다.

내가 쌓아놓은 나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나의 모든 것을 살펴볼 수도 있다. 구글 일정과 타임라인을 통해 정확히 내가 몇 년전 몇시 몇분에 어디에 있었는지를 알 수 있고, 심지어 해외여행을 가기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흔적과 그곳에서 찍었던 사진까지도 고스란히 연결되어 저장이 된다.

내가 쓴 카드 내역을 통해 그동안 내가 어떤 물건에 관심이 있었는지,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어느 곳을 다녔는지, 어떤 영화를 보고, 어떤 책을 읽었는지도 빅데이터는 알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의 친구로 맺어져 있는 사람들은 1만키로 이상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옆에서 생활하는 것처럼 그 친구가 올려 놓은 글과 사진 등을 통해서 생활상을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내가 그동안 인터넷 검색했었던 단어들의 목록을 보면, 아마도 현재의 내 관심사가 적어도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수치 뿐 아니라 문자와 영상 데이터를 포함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빅데이터 분석 기법'을 통해 사람들의 행동이나 위치정보, SNS를 통해 나타나는 생각이나 의견까지 분석하고 예측할 수도 있게 됐다. 우리의 모든 업식이 허공법계에 그대로 저장된다고 하는데, 이 허공법계에 저장된 마치 그림자 같은 것이 이제는 고스란히 빅데이터 속에 남아 있게 된 것이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 아래에, 우리도 대종사님의 멋진 제자의 모습으로 이러한 빅데이터를 마음공부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마음의 빅데이터에 조금만 관심 있게 들여다보면 현재 마음이 움직이고 있는 부분, 마음이 향해 가는 것들을 점검해 볼 수 있다. 그리고 내 마음공부와 내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것 또한 게을리하면 안 될 것이다. 내 마음이 가는 곳을 알 수 있는 빅데이터는 바로 일기법이다. 그동안 쌓여져 있는 당일의 유무념 처리, 학습 상황, 계문점검, 심신작용처리건, 감각감상 등의 데이터를 보고 있으면 내 마음이 지금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 내 마음이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내 마음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는 빅데이터 시대를 벗어나서 살 수 없다. 그렇다고 한다면 물질개벽을 수용하고, 그에 맞추어 정신을 개벽할 수 있는 단계들도 이제는 함께 연마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원광대학교 융합교양대학

[2019년 8월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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