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남쪽 실랑(Silang)시에 위치한 산 가브리엘 초등학교(San Gabriel 1 Elementaly School)에 도착한 것은 7월25일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서 였다. 원래 10시 30분에 방문하기로 예정하고 출발하였으나 필리핀 대중교통수단인 지프니를 타고 환승 이동하면서 연착이 되었다.

초등학교 정문에 다 달았을 때 학교 관계자 분의 외침이 들렸다. “왔다” 하면서 누군가 뛰어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러자 초등학생 치어리더 그룹과 합주단 팡파레가 시작되었다. 환영의 의미로 목걸이도 걸어 주었다. 일행 모두는 너무 어리둥절 했다. 학교 도착후 간단한 인사와 함께 후원금을 전달하고 온다는 계획이었는데 2백여명의 초등학생들이 케이팝 한국음악과 춤으로 우리 일행을 맞이해 주었다. 

우리 일행도 감사인사를 했고 학교 관계자들에게 가장 환영을 받은 사람은 남원교당 김성각 교도의 부인인 링(Ring)씨 였다. 필리핀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하다가 한국에 시집와서 방과후  영어를 가르치는 분이다. 따라서 산 가브리엘 학교에서 근무하는 동료 교사들과 반가운 만남을 가졌고 한국 사람들과 함께 후원금(6백달러)을 가지고 학교를 방문한 뜻 깊은 자리였다.

산 가브리엘 초등학교는 학생수가 4천명 정도 되고 필리핀에서도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많은 학교이어서 간식비 250원을 못내서 학교에 결석하거나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학교 선생님이 유튜브에 아이들을 돕기위한 후원금 프로젝트를 올렸고 이 내용을 김성각 교도 부부가 알게 되어 학교를 방문하게 된 것이다. 또한 유튜브를 보고 후원금을 전달하러 외국에서 찾아온 첫 사례가 되었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간식비 이외에도 장애학생을 위한 교육용 기자재와 컴퓨터도 필요해 보였다.

땡볕에서 환영준비를 하고 기다렸을 아이들에게 미안했고 후원금을 넉넉하게 준비하지 못한 것이 미안했다. 다음에 올 때는 지금보다 넉넉한 후원금을 들고 오리라 다짐하였다.

한국에 와서 친구들에게 필리핀 봉사활동 하고 온 이야기를 했다. 가까운 친구들이 학교에서 근무를 하다보니 이 내용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다음에 봉사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연락을 달라고 하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형편 닿는 대로, 인연이 닿는 대로, 도울 수 있는 대로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도움이 필요한 주변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 갈 수 있도록 기도하고 실천하는 일이다. 이번의 첫 만남이 오래도록 좋은 인연으로 유지 될 수 있도록 가꾸고 싶다.

원불교가 아직 필리핀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종교이지만 한울안 한이치 한울타리 마음으로 이웃을 대하며 사이좋게 사는 것이 대종사님의 뜻이라 생각된다. 좋은 경험을 하게 해준 김성각 교도님과 논산교당 고세천 교무님께 감사드린다.

/논산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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