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교당에선 다양한 교화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교화서비스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 중 몇 가지를 서비스의 소비자인 교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먼저 설교부터 짚어보자. 설교 중심의 법회를 탈피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지만, 교화 현실을 감안할 때 설교의 비중은 여전히 크고 무겁다. 한 교무는 연말이 되면 교도들에게 설문지를 돌려 자신의 설교를 평가한다. 대단히 용기 있는 교화자다. 이런 개인적 노력 외에 교단 차원의 설교 만족도 평가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쉬운 대로 교무 역량개발교육 과정이 진행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갈수록 높아져 가는 교도의 눈높이에 걸맞게 설교 수준도 올라가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청소년교화는 어떤가. 신심 깊은 교도들의 자녀에 대한 교화 의지가 청소년교화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린 자녀와 함께 법회 출석을 해도 자녀를 맡아줄 청소년교화 프로그램이 없으니 법회에 몰입하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일원가정을 염원 하지만 자녀가 커가면서 교당과 멀어지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어 매우 안타까워한다. 부모 세대와는 다른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된다는 점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교화현장의 현실은 여의치 않다.

노인을 위한 서비스 역시 다르지 않다. 요즘은 교당 신축 시 대각전의 위치가 2층 이상일 경우 승강기를 설치하려고 노력한다. 교도 고령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다. 공간적 여유가 있는 교당들은 고령 교도를 위한 쾌적한 쉼터를 마련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교당에는 그럴 여유가 없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걸맞게 교화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 병고에 시달리며 거동이 불편하고 경제적 빈곤을 겪는 어르신들에게 다양한 교화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그들의 입장과 그들의 시각으로 고민해야 답이 나온다.

원불교정책연구소의 '교단발전을 위한 10가지 혁신과제 선정을 위한 교도회장단 의식 조사 보고서'(원기97년 7월)에 따르면 다음 항목들이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청소년교화프로그램 확충 , 마음공부 표준화 및 개발 보급, 설교기법 및 내용 개발, 교화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근거리 약세 교당 통폐합, 교화단 활성화, 청소년전담교무제 확대 등. 각 응답의 함의를 좀 더 깊이 살펴 교정정책에 반영시키고, 그 결과가 다시 교화자들의 새로운 노력으로 이어져야 한다.

교단의 활동을 교화서비스로, 교도들을 교화서비스의 소비자로 비유한 것은 종교의 특성을 간과한 거친 설명법일 수 있다. 그렇지만 대중을 교화하기 위해 활동하는 우리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수밖에 없다. '우리 교단의 수많은 교화서비스는 고객을 만족시키고 있을까?', '고객이 변화를 느끼지 못할 때 교단 혁신은 무슨 의미를 가질까?'

[2019년 8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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