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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유튜브는 처음이지?
어서와, 유튜브는 처음이지?
  • 한석기 PD
  • 승인 2019.08.16
  • 호수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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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관심을 끈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
젊은 세대에 맞는 새로운 전달방식과 메시지 찾아야
한석기 PD 

[원불교신문=한석기 PD] 나는 현재 MBC방송 '신비한TV서프라이즈'를 연출하고 있는 PD다. 그전에도 쭉 TV 프로그램을 제작해 왔다. 그런 내가 얼마 전부터 회사의 지시로 '신비한TV서프라이즈'를 활용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유튜브'는 방송과 달리 주로 이용하는 연령층이 매우 젊다. 그 때문에 동영상들도 젊은 사람들에게 잘 먹힐 수 있는 방향으로 아주 빠르게 진화해왔다. 바로 이 점 때문에 나의 첫 유튜브 도전기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름 방송국에서 일하며 스스로를 최신 트랜드에 뒤처지지 않는 젊은 오빠라고 생각해 왔는데 웬걸, 유튜브 세상에서는 그저 재미없는 아재(아저씨)에 불과했던 것이다.

유튜브 시청자들은 예상보다 훨씬 더 즉각적이고 자극적인 것을 원하고 있었다. 지상파의 방송심의규정에 길들여진 내 동영상은 그들의 입맛에 너무 순했다. 게다가 전체 연령이 고루 시청할 수 있게끔 트레이닝된 나의 편집 기술은 유튜브 세계에선 지루하고 느린 편집으로 치부됐다. 또한 그들은 '소통'에 매우 민감했다. 단순히 동영상을 감상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댓글이나 채팅을 통해 제작자와 끝없이 소통하고 자신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길 원한다. 이에 노련한 제작자들은 아르바이트까지 고용해서 시청자들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해주고 있는데, 나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만들었으니 너네는 그냥 재밌게 봐" 따위의 자세를 취하고 있었으니 경쟁이 될 리가 없었던 것이다.

젊은 사람들 관심을 사로잡기가 녹록지 않음을 새삼 실감했다. 이에 스스로의 편집방식이 틀렸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유튜브에 맞는 새로운 편집 호흡을 익혔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리고 나는 거기에 더해 메시지에 깊이를 주는 것으로 내 콘텐츠의 차별점을 만들기로 한다. 

어차피 방송국 소속 직원인 내가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으로 상황을 타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터이니, 그 안에 있는 메시지나 정보가 다른 동영상들보다 더 깊이가 있을 수 있게끔 더 많은 취재를 하기로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방식들이 조금씩 먹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구만리이긴 하지만 유사한 다른 동영상보다 깊이가 있다고 고정적인 팬층도 생기고 있다. 특히 본방송 '신비한TV서프라이즈'는 지루했는데 유튜브 동영상은 재밌다고 하는 젊은 팬들의 댓글을 읽을 때면 무척 뿌듯해진다. 

가끔 은생수 글들을 읽어보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교도님들이 많다는 걸 느낀다. '젊은 사람들이 원불교를 외면한다', '젊은이들을 포교하기 힘들다' 등등. 사실 젊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는 건 원래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우리 같은 방송 제작자들은 그들의 관심을 끌 방법을 찾고자 며칠 밤을 새우기 일쑤다. 어쩌면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이 세상에 젊은이들에게 그 모든 것 대신 교당을 선택하게 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불가능한 미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넋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이 좋은 마음공부를 우리 세대만 즐길 순 없으니까.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묻는다면 그 답은 나도 아직은 모르겠다. 하지만 종교로서의 무게감을 지키면서도 젊은 층과 소통해야 하는 원불교의 상황이 어쩌면 위에서 언급한 나의 상황과 무척 닮아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그렇다면 내가 했던 것처럼 먼저 지금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걸 인정하고 즉각적인 것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에게 맞는 새로운 전달방식과 소통, 그리고 그들에게 정말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줄 수 있을 만큼 스스로 교리를 익히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을 잡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더욱 확실한 해답은 내 유튜브 채널이 성공하면 그때 꼭 알려드리겠다.

/MBC 문화방송

[2019년 8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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