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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명 교무의 시대공감 3. 이름에 담긴 책임
윤관명 교무의 시대공감 3. 이름에 담긴 책임
  • 윤관명 교무
  • 승인 2019.08.22
  • 호수 1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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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명 교무

[원불교신문=윤관명 교무] 올해는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해다. 상해임시정부는 3.1독립선언을 기초로 일제의 대한제국 침탈과 식민통치를 부인하고, 항일 독립운동을 주도하기 위한 망명 정부다.

1919년 4월11일, 임시정부는 설립과 동시에 임시헌법을 제정하면서 국호를 '대한민국(大韓民國)'으로 정했다. 일제의 무단통치 10년간 대한제국 황실은 유명무실했으나 백성들은 목숨을 건 항일 독립운동을 이어 왔다. 1919년 3월1일 백성들은 독립만세운동으로 스스로 이 나라의 주인임을 자청했다. 이때가 바로 대한제국의 '백성들'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같은 해 8월21일(음7월26일) 구인제자들는 소태산 대종사를 뒤로하고 구수산 아홉 봉우리를 향했다. 이들의 품에는 기도문과 자결을 위한 칼이 있었다.

구인제자들는 무엇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까지 기도를 올리려 했는가? 당시 세상은 물질을 향한 인간의 욕심이 끝없이 불타오르고, 도덕의 불씨는 희미해져 가고 있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되돌리는 일은 죽음을 불사하는 결단이 있어야만 했다. 그런데 구인제자들는 왜 자신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그리고 어떤 믿음이 있었길래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일까?

소태산 대종사는 법인기도를 시작하는 구인제자들에게 말씀했다. "그대들 각자의 마음에 능히 천의를 감동시킬 요소가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며, 각자의 몸에 또한 창생을 제도할 책임이 있음을 항상 명심하라." (<대종경> 서품13장) 이것은 세상의 인심을 돌리는 책임은 모두에게 있으며 우리 마음에는 그만한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마침내 백지혈인의 이적으로 구인제자들은 법계의 인증을 받고 새 이름(법명)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대들의 전날 이름은 곧 세속의 이름이요 개인의 사사 이름이었던 바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은 이미 죽었고, 이제 세계 공명(公名)인 새 이름을 주어 다시 살리는 바이니 삼가 받들어 가져서 많은 창생을 제도하라." (<대종경> 서품14장)

100년 전 이 땅의 민초들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건 만세를 외쳤고, 구인제자는 인류의 정신개벽을 위해 목숨을 건 기도를 올렸다. 이들이 희생을 감수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게 책임이 있다'는 주인정신과 '반드시 이뤄낼수 있다'는 신념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국민'과 '법명'이라는 이름을 부여받았으니 그 정신을 이어갈 책임이 있다.

역사의 수레바퀴는 돌고 도는가? 100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아베 정부는 제국주의 역사를 부정하고, 경제제재라는 미명하에 경제침략을 도발하고 있다. 여기에 우리 국민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기업들의 경제 자주독립운동이 불같이 일어나고 있다.

74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문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대한민국'을 천명했다. 이에 우리는 국민으로서 흔들림 없는 자주력을 갖춰야 할 책임이 있으며, 법인성사 100년을 맞은 원불교 교도로서 소태산 대종사와 구인선진이 이루고자 했던 '정신개벽'의 의미를 다시금 화두로 삼고, '삼동윤리'를 이 땅에 반드시 실현해야 할 책임을 잊지 말아야겠다.

[2019년 8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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