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誠)이라 함은 간단없는 마음이니,
만사를 이루려 할 때에 그 목적을 달하게 하는 원동력

[원불교신문=오덕진 교무] 지도인은 공부인이 자신을 일원상의 진리인 대소 유무의 이치로 원만하게 보도록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그래서 감정과 해오는 공부인이 지도인에게 수동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얻는' 것입니다. 또한 공부인의 질문에 지도인의 진리적 해석이 더 선명해집니다. 지도인과 공부인은 마음을 공부하며 영생을 함께 걷는 도반입니다.

▷공부인: 건강 검진을 했는데 제게 운동이 꼭 필요하답니다. 그런데 아무리 운동을 해야겠다고 다짐해도 집에 오면 옴짝달싹하기 싫습니다. 직장 생활과 집안일에 몸과 마음이 지쳐 있거든요. 운동해야겠다고 마음먹을수록 더 하기 싫습니다. 

▶지도인: 하기 싫어하는 자신을 싫어하시는 것 같네요.

▷공부인: 제가 끈기 있게 이루어내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거든요.

▶지도인: 하기 싫어하는 마음이 나올 때는 하기 싫어하는 마음으로 공부할 때입니다. 그 마음이 나올 때만 그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으니 정말 소중한 기회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하기 싫어하는 마음에 '나(懶)'라고 그 이름을 붙이셨습니다. "나라 함은 만사를 이루려 할 때에 하기 싫어함을 이름이니라."(〈정전〉 팔조)

만사(萬事)란 '여러 가지 온갖 일'을 뜻합니다. 우리에게는 살아가면서 이루고 싶은 여러 가지 일이 있습니다. 일찍 일어나 아침이 있는 삶을 살고 싶다거나 틀어진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거나, 이루고 싶은 일들이 '만사'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무슨 일을 이루려고 마음을 먹으면 하기 싫어하는 마음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공부인이 원래 나태한 사람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마음의 성질이 그런 것이고, 자연스런 마음의 작용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도 이런 마음의 성질을 잘 아셨기 때문에 '하기 싫어하는 마음 작용은 정상이다. 다만 그 하기 싫어하는 마음으로 공부하자'고 당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재능은 수고로움을 잊게 하듯 동기가 유발되고, 흥미를 깊게 느껴서 목적이 뚜렷하면 다른 사람이 말려도 열심히 하는 일도 많잖아요.

▷공부인: 제가 원래 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씀해주시니 안심이 되면서도 하기 싫은 마음을 그대로 두라는 것인가 의문이 듭니다. 

▶지도인: 하기 싫은 마음을 공부한다는 것은 하기 싫은 마음이 있어질 때마다 '내 마음에는 원래 하기 싫은 마음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묘하게 하기 싫은 마음이 있어졌구나'하고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하기 싫어하는 마음이 원래는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묘하게 있어진 마음의 작용인 줄 알 때 변화가 시작됩니다. 
망념인 줄만 알아두면 망념이 스스로 없어지는 것처럼(〈정전〉 좌선법) 하기 싫은 마음도 마음의 묘한 작용인 줄만 알아두면 스스로 없어집니다. 
그리고 이루고자 하는 '그 목적'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부인이 운동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 뭔가요? 

▷공부인: 몸의 건강이죠. 건강해야 공부도 사업도 기쁘게 할 수 있으니까요. 

▶지도인: '그 목적을 달하게 하는 원동력'이 바로 '간단없는 마음(誠)'입니다.  (〈정전〉 팔조) 운동으로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서 공부와 사업을 즐겁게 해야 겠다는 목적이 있고, 그 목적을 달하게 하는 원동력이 '간단없는 마음'입니다. '간단(間斷)없다'는 '끊임없다'는 뜻이기 때문에 잠시라도 끊어지면 안된다는 부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끊어질 때마다 하기 싫은 마음을 공부하고, 내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확인하고 다시 하면 됩니다. '그 목적'이 확실하면 하기 싫은 마음을 돌려 다시 하는 원동력, 간단없는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공부인: 끊임 없어야 한다고 스스로 다그칠 때마다 좌절감만 커졌습니다. 그런데 하기 싫은 마음이 생길 때마다 그 마음으로 공부하며,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확인하며 다시 챙기는 것이 정성이라고 하니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화훈련부

[2019년 8월2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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