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환 지음 / 휴머니스트·21,000원

[원불교신문=류현진 기자] 〈진화한 마음〉은 진화심리학의 이론적 토대와 최신 연구 동향을 담은 책이다. 

진화심리학자들은 인간의 마음이 먼 과거의 환경에서 번식에 유리하게끔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했다고 보고있다. 이러한 시각은 마음이 어떠한 기능을 수행하게끔 설계됐는지 밝힘으로써, 다양한 심리 현상을 하나로 꿰뚫는 통합이론을 제공한다. 이 책은 인간의 모든 심리 현상을 진화적으로 설명하는 하나의 접근법인 진화심리학이 우리에게 어떠한 쓸모가 있는지, 인간의 마음과 행동, 본성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다.

저자는 책의 서두에서 먼저 진화심리학의 기원과 진화심리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하며 진화심리학에 대한 흔한 오해들을 해명한다. 이어 생존, 성과 짝짓기, 가족과 혈연, 집단생활, 리더십, 평판, 우정, 폭력, 학습, 문화, 정치, 도덕 등 진화심리학의 토대를 이루는 이론 전반과 최신 연구 동향을 주목하며  다양한 연구 주제를 다룬다.

왜 아기를 보면 귀엽게 느껴지고, 뱀을 보면 징그럽게 느껴지는지? 십수년간 한글을 공부한 대학생과 일반인들조차 글쓰기를 끔찍이 두려워 하는지?  라이언 캐릭터에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왜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주변에 그토록 많은지?  저자는 순서에 상관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 장이나 펼쳐서 읽으며 진화심리학의 재미를 느껴보길 권장한다.   

책의 말미에서 저자는 특정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심리적 적응이 진화했다고 해서 우리에게 반드시 그 행동을 해야 할 당위나 의무는 없다고 말한다. 인간에게 주어진 진화된 본성을 잘 이해하고, 과학과 합리적 추론을 통해 어떤 본성은 강화하고 어떤 본성은 억제할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진화적 시각은 인간 본성을 한발 떨어져서 차분히 조망할 수 있게 해 주며 더 나은 삶과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얼마든지 본성을 거역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진화심리학을 들어보긴 했지만 정확히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궁금하거나, 진화심리학에 관심이 있는데 막상 책을 사보면 이미 다 아는 내용이라 실망했던 이들에게 이 책을 권장한다. 

[2019년 8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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