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채일연 교도] 우리나라는 목줄을 착용하고 배설물을 수거할 경우(특정 목적을 위해 별도의 규정을 두어 출입을 제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려견과 함께 도시공원을 출입하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도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정기적 혹은, 비정기적으로 공원을 방문해 반려견과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즐긴다.

그러나 공원을 찾는 사람 중에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이나 어린 자녀와 함께 오는 이용자, 개를 무서워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공원을 이용한다. 이 때문에 여러 가지 다툼과 민원이 발생하곤 한다. 반려견이 공원을 산책하는 다른 이용자나 어린이를 향해 짖어 주인도 아이의 보호자도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있는가 하면, 산책하던 반려견들끼리 싸움이 나 한쪽이 멀리 돌아가는 일도 있다. 간혹 주인이 반려견의 배설물을 처리하지 않고 그냥 가버려 불쾌한 경험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워낙 넓은 구역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일이다 보니 이러한 분쟁이나 불편사항을 신고받아 처리하는 공원 관리자도 모든 민원을 처리하기엔 역부족이다. 낯선 사람들이 가득 찬 길에 줄에 묶인 채로 다녀야 하는 반려견에게도 공원 산책이 즐겁지만은 않다.

그렇다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공원 관리자도 그리고 반려견도 모두 편리하고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하는 방법은 없을까? 공원 내 반려동물 놀이터 설치를 통해 이처럼 불필요한 분쟁이나 안전사고를 크게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다.

반려동물 놀이터란 도시공원 내에 일정한 구역 혹은 전체를 OFF-LEASH 구역(반려견의 목줄을 풀어줄 수 있는 구역)으로 지정해 이용자들이 반려견과 함께 건강하고 자유롭게 산책이나 운동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대부분 지역에 OFF-Leash Park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을 만큼 애견놀이터가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시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12년 3월 울산시에서 국내 지자체 중에는 처음으로 애견운동공원이 설치된 데 이어 현재는 전국적으로 31개의 반려동물 놀이터가 운영 중이다.

반려동물 놀이터는 왜 필요한가. 공원 내 반려견의 출입으로 발생하는 민원의 대부분은 사람과 반려견의 공간이 분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공원 내 일정 공간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설치하게 되면 반려견을 동반한 사람들은 짧은 이동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을 반려동물 놀이터에서 머물게 된다. 

반려동물 놀이터는 안전을 위해 반려견 혼자서는 출입을 할 수 없게 되어있기 때문에 개를 싫어하거나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도 자유롭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어린이의 출입은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에 어린 자녀와 함께 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안심하고 공원을 이용할 수 있다.

반려동물 놀이터가 따로 설치되지 않은 공원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산책 경로를 이용한다. 그렇다 보니 일부 시민들 가운데는 보는 사람이 없으면 반려견의 배설물을 제대로 치우지 않고 그냥 자리를 떠나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공원을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반려견의 배설물을 수거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두고는 있지만, 워낙 넓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 단속이 쉽지 않다. 그러나 반려동물 놀이터를 설치하게 되면 한정된 공간에 다른 이용자들의 시선이 항상 따라다닐 뿐 아니라 꾸준히 이용하는 공간에 대한 주인의식도 생겨 반려동물 놀이터가 없을 때보다 배설물 수거율이 높아진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 놀이터를 설치하면 반려견들은 목줄을 하지 않고도 안전하고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가지게 된다. 

반려동물 놀이터를 찾아 정기적으로 다른 개들과 어울려 운동하는 개들은 그렇지 않은 개들에 비해 사회성이 현저하게 높아 다른 개들에 대한 적대심이 낮으며, 낯선 사람을 향해 짖거나 물려고 하는 등의 공격적인 행동을 할 확률도 낮다. 또한, 반려동물 놀이터 내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에 반려동물 놀이터를 오가는 동안에도 안정된 자세를 보인다. 반려견들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목줄이 없이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는 반려동물 놀이터가 필수적이다.

/여의도교당

[2019년 8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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