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없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청소년교류
원불교 환경연대, ‘야 놀자’ 교류캠프 2기 진행

[원불교신문=정성헌 기자] 원불교 환경연대가 공익복지부 후원과 봉도청소년수련원 협력으로 8월16일~22일 서울, 여주 일대에서 ‘핵없는 세상을 이야기하는 후쿠시마-한국청소년교류 프로그램’을 7일간 진행했다.

후쿠시마현 청소년 5명과 다른 현에서 피난생활을 하는 청소년 3명과 성인 3명으로 총 11명이 방한한 이번 행사는 방사능 오염지역에서 피폐해진 후쿠시마 청소년들의 심신 치유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지난해 이어 두 번째 행사다. 지난해 방문한 일본 청소년들은 7일간 한국 청소년들과 교류와 소통, 방사능 오염 걱정이 없는 대한민국의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한층 밝아진 모습으로 일본에 돌아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이동거리를 줄이고 침식을 함께하는 한국청소년 친구는 더 늘렸다. 은평혁신센터 연수동에서는 ‘탈핵문화학교’ 학생들과 교류하며 후쿠시마에서 겪은 일을 듣고 의견을 나누고 악기와 춤을 배웠고, 여주 청소년수련원에서는 대형 풀장과 대형 강당에서 물놀이와 음악회와 가면만들기 등의 시간과, 깊지 않고 폭넓은 섬강에서는 보트경주 등을 즐겼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는 임진강 너머 몇 백미터 북녘을 바라보며 한반도 분단을 절감하고, 서울 봉도수련원에서는 교무님의 특별한 ‘춤테라피’와 봉을 이용한 힐링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밤을 아쉬워하는 일본 여학생은 “내년에도 참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꼭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공항에서 일본친구와 헤어지기 싫던 한국 남학생은 “일주일 교류 말고 한 달 동안이면 좋겠다”고 할 만큼 어느새 친밀해져 있었다.
 

후쿠시마 핵사고는 피난한 사람은 물론 떠나지 못한 자에게도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 피난자는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후쿠시마 출신이라는 이유로 온갖 이지메를 당하고 있다.

후쿠시마현을 떠나지 못한 시민들은 ‘아직도 후쿠시마에 사느냐’, ‘후쿠시마는 똥이야’라는 야유마저 듣고 있어 정신적 스트레스까지 심각하다. 또 이 지역을 떠난 피난민들은 피난대상 지역 2배 거리에 정착해 살면서도 코피, 설사, 뿌리채 흔들리는 이 등 뚜렷한 피폭증상으로 말못할 고생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 및 타지역민들은 ‘멋대로 피난한 비국민’이라는 비난과 정부 지원 중단까지 당하고 있다.

이번 교류행사에 참가자 중 1명의 사연이 라디오, 신문, TV에서 비중 있게 다뤄 일본 정부가 핵사고 피해자를 얼마나 부조리하게 대하는지 널리 알렸다.

그는 “피난하고 싶어했던 한 친구를 작년에 암으로 잃고, 함께 피난하지 못한 건강했던 아버지를 올 봄에 잃었다”며 “화장터 소각로가 모자랄 만큼 후쿠시마에 사망자들이 늘어나 일주일만에 겨우 아버지를 화장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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