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교무

[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원불교에서 공부하고 수행해가는 시스템을 엿볼 수 있는 성가가 오늘 함께 살펴볼 교화단의 노래이다. 원불교 교화단 조직에 관한 글을 웹사이트에서 찾다가 신흥 종교인 원불교와 진각종의 급성장 원인을 연구한 타종교 논문을 발견한 적이 있다. 거기에 원불교의 교화단 조직을 통한 공부와 훈련을 병행하는 시스템이 짧은 시간에 원불교의 급성장 요인 중 하나로 다뤄진 것을 보고 자랑스러웠던 적이 있다. 

교화단 조직은 개인에게 있어서는 친밀하고, 또 수준별 맞춤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공부담을 나눌 수 있다. 함께 공동의 유무념을 정해서 혼자 하기 어려운 일도 함께 해나가다 보면 대중기운으로 한데 뭉쳐져서 되어지는 그런 모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 발전하는 교화단을 생각하면 자부심과 자랑스러움, 그리고 기대가 성가를 부르기 전에 충만하게 만들 듯하다. 어떤 조직이나 한 사람의 뜻이 아무리 많은 사람에게라도 그 뜻이 정확하게 전달이 된다면 그 조직은 뜻이 잘 맞을 것이다. 

소태산은 교화단을 조단하면서 한 스승의 가르침으로 모든 사람을 고루 훈련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 했다. 몇 억만의 많은 수라도 지도할 수 있으나 그 공력은 항상 9인에게만 들이면 되는 간이한 조직이 교화단이다. 간이한데 효과는 만점이라면 이보다 더 흥겹고 신나는 일이 있을까. 그래서인지 20장은 상당히 신나는 느낌의 성가이다. 교화단원이 만나서 단회를 이룰 때의 반가움이 멜로디에 녹아있는 듯하다. 수십명, 수백명이 함께 보는 법회도 좋지만, 10여 명의 단원들이 단법회를 보는 날이면 더 신나고 기다려지는 마음이면 좋겠다. 

어쩌면 교화단을 통해 이루고 싶은 원불교의 조직문화에 대한 느낌이 이 성가에 잘 나타나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불자의 노래에서 교화단 노래로 이어지는 이 곡들은 마치 불법을 알게 되고, 자신의 불성을 찾아 원불교의 교도가 되고, 법회를 통해 교화단의 일원으로 이어지는 시작 마음과 이 회상의 구성원으로 자리해 나가는 과정의 음악, 성가적 표현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영산선학대학교

[2019년 9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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