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처럼 항상 불안했다. 가까운 사건으로 지난 5월 영광 핵발전소에서 열출력이 이상 급증하는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9월부터 정상가동한다는 발표가 있었고, 시민단체와 원자력학계 일부에서는 체르노빌과 같은 원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영광교구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재가출가 교도들이 앞장서 핵시설에 반대하며 안전한 대체에너지 정책을 주장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평화운동을 벌이고 있다. 일부 원자력 에너지에 찬성하는 이들은 원자력 에너지가 없으면 에너지 공급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세우기도 하고, 대체에너지는 비싸고 원자력만큼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말들을 한다. 하지만 이는 이미 원자력 에너지가 우리나라 전기 에너지의 30%이하이며, 위험한 원자력 고준위 핵폐기물의 수명과 보관, 그 처리비용을 생각한다면 원자력 에너지가 저가의 고효율 에너지라는 말이 거짓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비용면에서도 전혀 효율적이지 못한데다가 이렇게 위험한 시설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우리는 영광 핵발전소의 위험을 조금씩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핵 위험으로부터 안전불감증이 생긴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지난 5월에 영광 핵발전소의 사고에 대해 과연 얼마나 많이 알고 있으며, 이런 사고들이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들 있을까. 

이러한 문제를 국민들에게 고발하기 위해 현재 원불교 영광교구에서는 7년여 년 동안 생명평화탈핵순례로 영광군청에서 출발해 영광 핵발전소까지 22㎞를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하고 있다. 출가교역자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이 평화순례 활동은 핵발전소의 문제를 국민적 관심으로 집중시키고, 영광 원전 6호기 모두 조기 폐쇄를 목적하며, 나아가 한반도에 위험한 핵발전소 시설을 모두 안전한 태양광과 같은 대체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뤄내고자 하는 것이다.

탈핵을 지지했던 문재인 정부도 핵발전소 산업 관계자들의 저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듯하다. 정부가 핵발전소 정책을 변화시켜나가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국민들에게 올 수 밖에 없다. 때문에 핵발전소의 반대 목소리를 높여야 하며, 대체에너지의 확산이 필요하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는 아직도 노후된 핵발전소의 가동을 멈추지 않고 있고, 새로운 핵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핵위협으로부터 절대 안전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가까운 나라 일본 후쿠시마 사건이 얼마나 큰 재앙이었는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난 5월 같은 또한번의 안전사고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

[2019년 9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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