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의 오랜 염원이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의 주요 불사인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 완공되어 문을 열었다. 서울교구청과 한강교당도 함께 봉불을 했다. 교단의 거룩한 경사이다. 이 사업을 앞장서서 이끈 당시 경산종법사(현 상사)를 중심으로 일심합력한 재가출가 교도들의 희사만행 불공과 건축 준비부터 완공까지 노심초사하며 실무를 책임진 건축추진위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오늘의 기쁜 개관의 날을 맞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참 많은 합력이 있었다.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 유관 부처와 서울특별시와 동작구 관계자들 그리고 시공을 맡은 요진건설을 비롯해서 설계와 감리를 맡았던 사업자와 이름 모를 현장 근로자들에게 감사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큰 사고 없이 원만한 건축 불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준 법신불사은의 크신 은혜에 깊은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

돌이켜보면 이번 불사에는 눈물겨운 사연이 숨어있다. 현재 기념관 자리에 있던 원불교서울회관(이하 '서울회관')은 교단창립 5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개교반백년기념사업회의 주된 사업으로 추진된 성과물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교단의 명운을 좌우할 만큼 순탄치 않았다. 소위 남한강사건에 연루된 서울회관 건축 사업은 10년이 넘는 긴 시간을 표류한 끝에 원기67년 완공으로 일단락된다. 서울지역에서 원불교 대표 상징물 역할을 했던 서울회관은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서울의 경관 속에서 낙후된 건물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회관의 본래 면목은 건물 외관이 아니라 엄청난 역경을 기어이 극복해낸 재가출가 교도의 신심과 공심에 있었다고 해야 마땅하다. 개관식 설법에서 전산종법사가 고난의 사업 과정을 IMF 국가부도 사태와 비교한 것만 보아도 서울회관은 단합과 혈성으로 상징되는 교단 정신의 산 증거다. 서울회관이 모습을 감추고 그 자리에 해처럼 빛나는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 우뚝 솟았다. 한 시대의 마감과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상징하는 듯하다.

개관식 설법에서 전산종법사는 국운개척과 결복교운을 설했다. 정신의 지도국 도덕의 부모국이 되어야 한다는 소태산 대종사의 경륜 실현을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하고, 결복교운 역시 그러한 노력의 결과임을 강조했다. 아직은 교세가 약하지만 소태산 대종사와 스승님들의 포부를 내 것으로 삼아 받든다면 반드시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제 우리 교단은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은 국운개척과 결복교운의 튼튼한 노둣돌이 될 것이다. 서울시대를 넘어 세계화의 큰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그래야 기념관의 본래 면목이 드러날 것이다. 덧붙여 원불교만이 아니라 소태산이라는 세 글자를 세상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된 것도 매우 기쁘고 뜻깊다. 소태산이 누군지 그의 위대한 사상이 무엇인지 이제 세상이 주목할 것이다. 든든한 노둣돌을 딛고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자.

[2019년 9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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