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안세명 편집국장] 전산종법사는 소태산 대종사께서 밝힌 법의 요체는 '생활화된 불법'임을 강조하며, 역대 스승의 경륜과 정신개벽의 구체적 실체를 '훈련과 교화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제 교단은 '훈련과 교화단', 이 정언(定言)에 좀 더 집중하면 좋겠다. 

취재차 현장을 방문하면 교당과 기관,  그리고 다양한 행사에서 '상시응용주의사항 공부'가 핵심법문으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1조인 '응용하는데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기를 주의할 것이요'는 교단 전 구성원의 공부길이자 유무념 공부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교화단을 통한 교화방법론은 구체적 방안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동안 교단은 훈련과 교화단 정착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공력을 들였던가. 물론 실패한 사례도 있었지만 '은생어해(恩生於害)'의 관점에서 보면 이미 고도의 자산이 축적돼 있다. 교법과 프로그램, 사람도 있으며, 이를 실행할 '교당'이란 강력한 훈련조직이 있다. 우리는 이를 귀하게 여기고 지금의 교화 현실에 맞게 재창출하는 연구와 학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5일 교화연구소에서는 '생활 속 공부와 교화단 운영의 실제'란 주제로 정기연구발표를 가졌다. 주목할 것은 규모가 작은 교당 사례지만 '훈련 공동체'로서의 성숙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평가를 받았다. 남양주교당에서는 매주 교화단회를 갖는다. 일주일간 한줄 감사일기와 상시일기를 기재하고 이 공부자료를 바탕으로 법회 후 단회를 진행한다. 이때 자연스럽게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이 실천된다. 또한 일요예회는 법의 훈련으로 선·의두·경전·강연 등 11과목을 중심으로 설교와 실습을 한다.

장흥교당은 전임교무의 교화단 운영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고무적이다. 교도들은 다소 어렵다는 '교화단 마음공부'를 미리 숙지하고 단회에 참석하는 것이 체질화됐다. 교무는 교화단 마음공부의 교리공부를 중심으로 설교를 이어가고, 교도들은 문답감정으로 교리와 생활을 접목시킨다. 이들은 한달 내내 교화단회를 하고 있다. 교화단회의 우수성을 체험한 교도들은 "교화단은 학습조직이므로 종교라는 틀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젊은 층들의 마음공부와 고민해결에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며 지역사회로의 적극적 행보를 가질 것을 기대한다. 

시대는 이미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SBNR, Spiritual But Not Religious)' 현상이 대세다. 종교는 어렵고 가기 싫어도 명상은 익히고 싶어 한다. 유튜브에는 수많은 이들이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를 녹여낼 방법을 갈구하고 있다. 이제 교화단과 같은 단장(지도자)을 중심으로 문답·감정·해오하는 마음공부 학습조직이 이를 해결할 것이다. 그에 앞서 교단이 먼저 상시훈련의 주체인 교화단회를 자리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2019년 9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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