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철 교정원장 첫 기자간담회
한국사회, 평등 전제한 평화 화두
정녀제도 폐지 등 현안 질문도

오도철 교정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 시민사회에 어떤 의미를 지닌 공간인지를 풀어냈다.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원불교소태산기념관 개관을 앞두고 오도철 교정원장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18일 취임 후 갖는 첫 기자간담회에서 오 교정원장은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이 시민사회에 어떤 의미를 지닌 공간인지를 풀어냈다.

오 교정원장은 "오늘 이곳으로 출근하면서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누구인가.' 출가 후 계속 들고 있는 화두이지만, 현대인도 스스로 던져야 하는 물음이기도 하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얻어야 삶이 건강하고, 평화롭고,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개개인이 자신의 성품 자리, 영성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함께 공부하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의 상징성은 '일원의 은혜를 담다'임을 전제한 오 교정원장은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은 두 동으로 건물이 기능돼 있다. 영성과 불성의 문제를 접근하는 종교동과 삶의 문제, 물질·경제의 문제를 담당하는 비즈니스건물로써, 영육쌍전의 교단 기본 이념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풀어냈다. 

오 교정원장은 원불교 세계화에 대한 의지도 전했다. "원불교소태산기념관을 베이스 캠프 삼아서 교법을 세계화하는 일에 추동력을 얻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한 오 교정원장은 "뉴욕을 중심으로 교법의 세계화를 구체화하겠다는 의지가 있다. 미국총부 건설을 하기 위한 밑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세계를 향한 걸음으로 세계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교단으로 가꿔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오 교정원장은 한국사회에 대한 메시지도 전했다. 최근 '조국 논란'과 연계해 오 교정원장은 "한국사회의 화두는 '평화'라고 본다. 그런데 평화는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평등이 전제돼야 비로소 얻어진다. 최근 조국 장관이 논란이다. 이런 논란 뒤에 무엇이 있는지 봐야 한다. 거기에는 평등하지 않다고 하는 젊은이들의 반론이 있다. 평등하지 못한 삶의 문화와 시스템을 바꾸어달라고 하는 청년들의 요구가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파간·계급간·세대간 갈등과 관련한 질문을 받은 오 교정원장은 집무실 숙소 앞에 피어 있는 수국 이야기를 꺼냈다. "수국은 종류가 많고, 자세히 보면 수국마다 색깔이 다르다. 나는 한국사회의 갈등이 수국과 많이 닮았다고 본다"면서 "수국꽃은 어떤 것은 파랗고, 어떤 것은 빨갛다. 어떤 것은 하얗게 펴서 파란색이 됐다가 보랏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같은 수국이지만 온갖 색이 있다. 사람도 자기가 좋아하는 색깔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다른 색을 좋아하는 이들은 불편해한다. 그래서 편이 갈리고 갈등이 생기고, 불편함이 폭력이 되면 평화가 무너진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다른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지 않으면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고 전제했다. 

오 교정원장은 우리사회를 향한 메시지로 '자기 비움'을 강조했다.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자만이 자기를 비우고 상대를 배려할 수 있다"고 강조한 오 교정원장은 자기를 비우는 노력을 지도층에서 끊임없이 해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겼다. 

이밖에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정녀제도 폐지에 따른 여성성직자 결혼 허용 여부, 출가자 감소, 탈종교화와 고령화시대 변화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져 교단적 현안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2019년 9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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