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 거래 '공부'에 항상 바른 생각을 가지게 하옵시며
모든 착심과 원진 '공부'로 완전한 해탈천도 얻기를

[원불교신문=오덕진 교무] 마침표를 찍으면 도가 아니듯이(道可道非常道), 정답은 없고 명답만 있듯이(無有定法) 스승은 똑같은 질문을 하는 열 명의 제자에게 각각 다른 답을 합니다. 한 제자가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지도인은 오전과 오후의 답을 다르게 할 수 있습니다. 이 문답은 공부의 방향로를 제시할 뿐입니다. 우리 각자 자신의 삶을 산 경전, 큰 경전으로 삼고 지도인에게 문답하고 감정과 해오를 얻으며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공부인: 아버지께서 열반하셨습니다. 공부심 있는 분이라 걱정되지 않지만, 해탈 천도를 축원해드리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지도인: 49재를 모실 때까지 매일 천도법문을 공부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천도법문을 봉독하고 마음에 와닿는 구절을 고르고, 그 구절에서 느낀 점을 영가께 말씀드려도 좋고, 가족끼리 느낀 점을 나눠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부처와 조사며 범부와 중생이며 귀천과 화복이며 명지장단을 다 영가께서 짓고 짓나이다"를 읽고 '영가의 심지는 원래 부처와 조사, 범부와 중생이라는 분별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는 것입니다. 귀하고 천하고, 화를 당하고 복을 받고, 명의 길고 짧음도 원래는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지는 것입니다. 원래는 없건마는 지어놓은 인(因)이 연(緣)을 만나 경계를 따라 어느 때는 부처와 조사도 되었다가, 어느 때는 범부와 중생도 되었다가, 어느 때는 귀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천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화를 당하기도 하고, 어느 때는 복을 받기도 하고, 어느 때는 명이 길기도 하고, 어느 때는 명이 짧기도 합니다. 하오니 부처와 조사, 범부와 중생, 귀천과 화복, 명의 길고 짧음에 속지 말고 그것으로 공부해서 마음의 자유를 얻으소서'하고 느낀 바를 영가에게 말씀드립니다. 

"생사의 이치는 부처님이나 영가나 일체중생이나 다 같은 것이며 성품 자리도 또한 다 같은 본연 청정한 성품이며 원만 구족한 성품이외다"를 읽고 '생사의 이치도 성품 자리도 부처님이나 영가나 일체 중생이나 다 같다는 말씀이 크게 위안이 됩니다. 다만 생사의 이치와 성품 자리를 알고 모름의 차이, 마음의 자유를 얻었느냐 못 얻었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영가시여, 죽음의 경계를 당한 지금 생사의 이치를 공부하여 자유를 얻으소서'하고 말씀드립니다. 천도법문으로 공부하면 날마다 다른 구절에서 깨침을 얻기도 하고, 같은 구절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공부인: 제가 천도법문으로 공부하는 것이 아버지께 도움이 될까요? 

▶지도인: 소태산 대종사께서 팔산 김광선 선진께서 열반하셨을 때 대중에게 법문하시며, 대중이 법문을 듣고 깨달음이 있으면 본인에게도 이익이 있을 뿐 아니라 팔산 영가께도 이익이 된다고 하셨습니다(〈대종경〉 천도품 28장). 

▷공부인: 긴 시간을 내지 못할 때는 어떻게 할까요?

▶지도인: 설명기도를 올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새 열반인 OO 영가의 영로에 한량없는 법력과 광명을 내리시와 영가로 하여금 생사 거래 공부에 항상 바른 생각을 가지게 하옵시며, 모든 착심과 원진 공부로 완전한 해탈천도를 얻어서 악도 윤회에 들지 않는 공부로 바로 불토 인연에 돌아와서 세세생생에 길이 성불제중하는 성자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일심으로 비옵나이다."

▷공부인: 전에 듣던 설명기도와 조금 다르네요. '생사거래 공부', '모든 착심과 원진 공부', '악도 윤회에 들지 않는 공부'라고. 생사거래와 착심, 원진, 악도 윤회가 무섭게만 느껴졌는데 '공부'를 붙이니까 그것으로 생사에 대해 공부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안심됩니다. '죽고 태어나고 오고 가는 중에도 마음을 챙겨 공부하면 되겠구나', '원래는 착심과 원진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착심과 원진이 있어졌나니, 그 착심과 원진을 없게 하는 공부를 하면 되겠구나', '원래는 악도 윤회가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악도 윤회에 들어갈 수도 있나니, 주의하여 악도 윤회에 들지 않는 공부를 해야겠구나'하고 마음이 챙겨집니다.

/교화훈련부

[2019년 9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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