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최정윤 교무] 빼곡하게 적힌 일정을 바라보면서 잠시 눈을 감고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단전까지 길게 숨을 들여 마신 상태에서 잠깐 멈췄다가 숨을 길게 내 쉬기를 대여섯번 하고 나니 청명한 가을 하늘에 마음속까지 맑은 기운으로 행복함이 가득하다. 오늘 하루 나는 무엇 때문에 바쁜가? 과연 무엇을 위한 삶이며, 누구에게 얼마만큼 도움 주는 삶인가를 깊이 성찰하면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본질에 대해서 깊은 생각에 잠긴다.

맑은 마음 가운데 선명하게 그려진 두 단어가 계속 머릿속에 머문다. 그 하나는 최근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하는 워라벨이다. 과거 기성세대에게 일은 삶의 의미이자 목적이기도 했지만 최근 자신의 인생과 행복을 돌보는 일이 하나의 사회적 트렌드가 되면서 워라벨은 젊은 세대들에게 당연한 것이다.

또 하나 워라벨 못지 않게 유행하는 것이 바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의미하는 소확행이다. 젊은세대에게 소확행은 이상세계에서 꿈꾸는 거창하고 큰 행복보다 생활 속에서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이 더 중요함을 표현하는 말이다. 하루 종일 지친 심신의 피로를 깨끗하게 날려줄 소중한 도반과 나누는 따뜻한 차 한잔! 이것이 바로 지금 나에게 있어서 워라벨과 소확행을 동시에 주는 특효약이다. 사람마다 워라벨과 소확행을 즐기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누군가는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경험하는 활동을 통해서, 또 누군가는 운동을 하거나 음식을 먹으로 다니거나 차를 마시면서도 각자 자신에게 맞는 방법들을 찾아 삶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이다. 이처럼 워라벨과 소확행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 중의 하나로 일심·알음알이·실행이 있다. 이 셋은 일생뿐 아니라 영생의 삶까지도 최상의 품격으로 우리 모두의 삶을 안내할 것이다. 순간순간 바쁜 일상속에서도 자신을 돌아다보고 자신의 행복을 찾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심·알음알이·실행 준비가 미래에 가장 확실한 워라벨과 소확행을 누리는 사람이된다.

정산종사는 "물질이란 우리의 일상 생활에 보조물 밖에 되지 않는 것이요, 끝까지 놓을래야 놓을 수 없는 것은 우리의 마음이니, 우리는 항상 내 마음에 삼대력을 쌓고 또 쌓아 영원한 세상을 위하여 항상 미리 준비하라"고 당부한다. 그럼 어떻게해야 일상생활 속에서 마음 가운데 삼대력이 잘 쌓이게 할 것인가. 그것은 매순간 전일함을 챙기는 것이다. 대산종사는 아침은 수도정진, 낮에는 보은노력, 밤은 참회반성의 일과를 어김없이 지키는 것이 전일이라고 한다.

또한 동시(動時)에는 맡은 일이나 직무를 이행하되 불의를 제거하고 선후 본말과 주종을 알아서 실천하는 것이며, 정시(靜時)에는 잡념을 제거하고 일심을 양성하고 안분하는 것이 전일이니, 이것으로 미리 준비하는 공부를 하라고 당부한다. 그러므로 일심 공부는 바로 불공이 되는 동시에 복혜 쌍전이 되는 것이다. 동하여도 분별에 착이 없고 정하여도 분별이 절도에 맞는 생활은 바로 전일의 삶을 사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가 준비할 워라벨과 소확행은 텅빈 마음과 공변된 마음으로 하루 24시간을 전일하게 사는 것이다.

/원광보건대학

[2019년 10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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