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원로교무

[원불교신문=오광익 원로교무] 게송(偈頌)은 싼스끄리뜨 가타(gāthā)의 음사(音寫)인 게타(偈他)의 게와 풍송(諷頌)의 송을 합하여 쓴 말이다. 가타(伽陀)ㆍ가타(伽他)라 음역하고, 풍송(諷誦)ㆍ조송(造頌)ㆍ게송(偈頌)ㆍ송(頌)고기송(孤起頌)ㆍ부중송게(不重頌偈)라 번역한다. 일반적으로 운문체의 가요ㆍ성가ㆍ시귀ㆍ게문(偈文)ㆍ송문(頌文)을 뜻한다. 매구는 3자, 4자, 5자, 6자, 7자 등 다자(多字)로 똑같지는 않다. 그러나 통상 4귀를 일게(一偈)로 하고 있다.

불경의 문체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장행(長行) 또는 계경(契經)이라 하여 경의 뜻을 풀어 쓰는 산문이다. 둘째는 중송(重頌) 또는 응송(應頌)이라 하여 경의 산문을 요약 서술하는 시가의 형태이다. 셋째는 가타 또는 게송이라 하여 불경의 산문과는 관계없이 불교적 교리를 시가로 표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게송이라 함은 둘째와 셋째의 중송과 가타를 함께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법게송(傳法偈頌)은 조사들이나 고승석덕들이 평생을 두고 터득한 깨달음을 요약 표현해서 후학들에게 법을 전한다는 의미를 담았고, 열반송(涅槃頌)은 열반에 이르러 생사에 관한 법문을 베푸는 것을 말하며, 오도송(悟道頌)은 깊은 수행으로 깨침을 얻어 진리의 세계를 읊은 것 등으로 구분하여 말을 할 수 있다.

우리는 공부인들이다. 숙세의 깊은 불연이 있고 법연이 있어서 이 회상에 찾아들어 심신을 온통 바치고 일생을 수행하며 나름대로 지해(知解)를 얻었고, 지혜(智慧)를 이뤘으며, 각오(覺悟)가 있었기 때문에 결정(結晶)의 자기 게송을 지을 필요도 있고 또한 가질 필요도 있다. 남에게 보이거나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공부의 표준이나 결과를 세워보자는 의미이기 때문에 자기오득(自己悟得)를 뭉쳐서 담아 놓으면 된다. 그러므로 한 자도 좋고, 두 자나 세 자도 좋으며, 열 자나 스무 자도 좋다. 또한 한 줄도 좋고, 두 세 줄도 좋으며, 네 줄이나 여덟 줄도 좋다. 즉 글자나 줄에 관계가 없이 법게(法偈)를 표립(標立)하면 된다.

원불교의 게송은 대체로 사전(私傳)이 아닌 공전(公傳)이므로 득여부득(得與不得), 수여불수(受與不受)는 자기에게 있지 스승에게 있지 않다. 이에 소태산 대종사는 원기26년(1941년) 1월에 '유는 무로 무는 유로 돌고 돌아 지극하면 유와 무가 구공이나 구공 역시 구족이라'는 전법게송을 내리고, 정산종사는 원기47년 열반에 당하여 '동원도리(同源道理) 동기연계(同氣連契) 동척사업(同拓事業)'의 삼동윤리(三同倫理)를 전법게송으로 설했으며, 대산종사는 원기83년에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 개척하자 하나의 세계'라는 전법게송을 내렸다.

송(頌)하기를
일원진리체(一圓眞理體)  일원은 진리의 바탕이요
심성불타원(心性佛陀源)  심성은 부처의 근원이라
영겁수사법(永劫修斯法)  긴긴 세월 이 법을 닦아
무량혜복존(無量慧福存)  한량없는 혜복을 가지리.

/중앙남자원로수양원

[2019년 10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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