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 눈높이에 맞는 쉽고 재미있는 설교 기대

[원불교신문=소관덕 교도] 설교는 교화의 꽃으로 교도들은 설교를 통해 많은 감동을 받고, 은혜를 받으며, 생활에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교화연구소에서 원기97년 서울교구 14개 교당 교도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법회 식순 중 설교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한 교도가 76.9%나 되었다고 한다. 설교란 "법회나 각종 의식행사에서 원불교의 교법을 대중에게 말로써 전달하고 이를 통해 대중을 교화하는 것" 〈원불교대사전〉이라 되어 있다. 즉 원불교 교법을 바르게 가르쳐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해 설교를 한다. 

원불교 설교는 대부분 강의식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교도들의 수준이 같다는 전제하에 강의식 설교를 한다. 그러나 교도들은 입교한 날짜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며, 학력 수준도 다르기 때문에 만약 교무가 상위 수준에 맞춰 설교를 하면 상위 수준의 교도는 이해를 하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중이나 하의 수준에 있는 교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항상 처음 입교한 교도를 대상으로 쉽게 설교를 하면 상중하 모두 이해는 되지만 상이나 중의 교도는 지루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러한 수준별 차이 때문에 중간 정도의 수준에 맞게 설교를 해야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교무가 아무리 질 높은 설교를 해도 일대 다수의 강의식 설교는 모든 교도가 만족하기는 어렵다. 

교도들이 바라는 이상적인 설교는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도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하려면 많은 준비를 해야 하고, 열정이 넘쳐야 하며, 설명을 하는 기술 즉 테크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설명이란, 어떤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잘 모르고 있는 사람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서 말하는 것으로 정의, 지정, 묘사, 서사, 예시 등 10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쉽고 널리 사용하는 설명 방법은 예시다. 예시는 추상적이고 어려운 내용을 구체화시킴으로써 청자의 이해를 돕는 방법으로 예를 들어 '실지불공'에 대하여 설명을 한다면, 노인 부부가 자부에게 물건도 사다주고 부처님 모시듯 정성을 다하니 곧 효부가 되었다는 일화 (〈대종경〉 교의품 15장)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본인이 직접 경험한 사실은 최고의 예시가 된다.

다음은 설교가 재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교를 재미있게 하려면 밥을 먹을 때 밥만 먹는 것이 아니라 밥과 반찬을 골고루 먹어야 맛이 있는 것처럼 교전에 있는 내용 외에도 인문학과 관련된 문학, 역사, 철학,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내용을 섞어 설교를 해야 한다. 특히 문학 작품은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의 어려운 질문에 대하여 작가가 시, 소설, 수필, 희곡의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서 쓴 글이기 때문에 누구나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설명하기도 한다. 준비하는데 어려움은 있지만 교도들은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필자만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교무들이 수준이 높고 밀도 있는 설교를 하기 위해 너무나 수행 중심으로 설교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교도들은 "이 마음 그늘질 때 불을 켜주고, 허전할 때 외로울 때 힘을 얻는 곳" 이라는 성가 30장 '교당의 노래' 처럼 은혜를 받고 힘을 얻기 위해 교당에 다니는 교도가 많다. 따라서 수행 중심의 설교보다는 신앙과 수행이 조화된 설교가 되었으면 한다. 

필자는 설교가 쉽고,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각자 생각이 다르고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설교가 너무 쉽고, 재미가 있으면 설교가 가볍고 무게가 없다고 생각하는 교도도 있을 것이다. 설교는 생각이 다르고,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고, 개인차가 있기에 함부로 평가할 수는 없다. 다만 개인적인 소견으로 설교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해 보았다. 필자와 의견이 다르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전)원광여고 교장

[2019년 10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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