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디대 원불교학과 교화세미나, 주제 발표 및 디지털교화 사례 공유
결석 교도 교화매뉴얼, 원불교학과 졸업생 활용방안 등 자유발언

제4회 WDU 교화 세미나에서 재가출가 교도들이 자기 신앙 수행과 교화에 대한 담론을 펼쳤다.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교화' 이야기가 뜨거웠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가 주최한 제4회 WDU 교화 세미나에서 재가출가 교도들이 교화에 대한 담론을 펼쳤다. 3일 '나의 입교와 공부 그리고 교화이야기'를 주제로 원광디지털대학교 익산캠퍼스에서 진행된 교화 세미나는 두 차례의 발표와 질의를 중심으로, 강동교당 김관인 교도, 여의도교당 배명중 교도, 부산교당 신원명 교도, 정릉교당 허인성 교도가 주제 발표에 나섰다. 이에 앞서 김규열 원광디지털대 총장이 인사말을 전했다.

김규열 총장은 인사말에서 "인생에서 큰 문제는 세 가지가 있다. 진리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우리 <정전>에 있다"면서 "우리가 이를 삼학공부를 통해 증득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총장은 "정신수양의 핵심은 일심을 이루는 것이다. 사리연구의 핵심은 의문을 갖는 것이다. 작업취사의 핵심은 해야 할 일은 꼭 실천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실천력을 갖는 것이다"며 "이렇게 삼학공부를 열심히 해서 증득하면 지혜와 복락을 갖춘 대자유인이 된다. 교법대로 하면 대자유인이 될 수 있음을 믿고 분발심을 내서 정성심을 내자"고 당부했다. "자기 신앙, 수행, 교화에 있어서 그 방편은 정성심에 달려있다"고 강조한 김 총장은 "정성은 간절함에서 나온다. 내가 얼마나 간절하고 절실하느냐가 정성심의 관건이다"며 이번 교화 세미나를 통해 우리 각자의 신앙, 수행, 교화에 대한 정성심이 깊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염원했다.

이어 김준안 원불교학과장이 사회를 맡아 '나의 입교와 공부 그리고 교화이야기'와 '원불교 디지털교화의 한 사례, 마음공작소'에 대한 주제발표로 세미나가 본격화 됐다. 주제발표 후 이어진 자유발언에서는 '교화'에 대한 재가출가 교도들의 고민을 가늠케 했다. 장기결석교도에 대한 교화 매뉴얼, 신입교도 일대일 관리 방안, 지도자양성을 위한 장 단기 커리큘럼, 원디대 원불교학과 졸업생 활용방안, 온·오프라인을 통한 교화단 교화 정착 등 교화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뜨겁게 오갔다.

김준안 원불교학과장은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 졸업생들이 200여 명이 넘어섰다"면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춘 졸업생들을 성숙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과 지도자 양성과정을 교단적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 교화에 대한 새로운 마인드로 교단2세기를 출발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제4회 교화세미나에서 주제발표는 원디대 원불교학과 졸업생인 강동교당 김관인 교도, 여의도교당 배명중 교도와 재학생 부산교당 신원명 교도의 '나의 입교와 공부 그리고 교화이야기' 를 풀어냈다. 그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강동교당 김관인 교도

'공심으로 정성 다하면 다 이루어져'

지난 10여 년의 제 마음공부 경로를 반조해보면 공부의 체를 잡아가는 과정이었던 같다. 초기 2~3년 교당 생활은 4축 2재 교도로, 때로는 월간 교도로 법회 출석에 의미를 두고 다녔다. 마음공부에 대한 관심보다는 법회를 보고 난 이후 시간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교화단회와 도반들과의 친목 활동 등으로 교당에 머무는 시간이 차츰 늘어나면서 교당이 마음공부 하는 곳임을 알게 되고 교당의 크고 작은 일에도 참여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차츰 교당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교당 청운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책임감이 더해져 신심과 공심의 씨앗이 심어졌다. 4년 차에 접어든 이 시기는 '줄탁동시'라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다. 지난 3년간의 공부가 하나의 줄이 되고, 청운회장 직위가 탁이 되어 알을 깨고 나오는 시기였던 것 같다. 6년간의 법회 무결석으로 신심의 뿌리를 깊숙이 내릴 수 있었고, 이기적인 생활에서 차츰 이타적인 생활로 변해가면서 신심·공심· 공부심이 발아하는 시기였다. 

이때 공심과 함께 맞물려 나갔던 것이 감사하는 마음이다. 자타력이 병진 되어야만 가능했던 일들이었다. 수요선방을 시작으로, 청운회 활동, 민들레 합창단과 원음합창단 단원 활동, 지구 탁구대회 3연속 우승, 대산종사탄생100주년 기념 칸타타 대공연, 봉공회 행사지원 등 많은 대소사를 주위의 격려와 도움이 없었다면 이루기가 쉽지 않은 일들이었다. 

이 시기 또 하나 의미 있는 일은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에 입학해 막연하고 어설프게만 알고 있던 원불교 교리를 체계적이고, 집중적으로 배우면서 교리 이론에 그치지 않고 교당과 실지 생활에서 실행해가는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지난 6년간의 시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본다. '공심으로 정성을 다하면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진다.'

 

여의도교당 배명중 교도

'간절한 기도와 일원상서원문 3000번 사경'

사실 나는 12살 때 물에 빠져 죽기 직전에 이름도 모르는 청년에 의해 구조되었다. 나의 잠재의식 속에 죽음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내가 형제처럼 믿고 좋아했던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은 나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나는 왜 살았고, 그는 왜 죽었는가? 생사는 무엇이며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가? 나는 <대종경> 천도품과 전이창 종사의 생사대도, 김중묵 종사의 인과의 세계를 미친 듯이 읽고 또 읽었다. 그러나 종이 위의 글자를 읽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근원적인 우주의 진리, 일원의 진리를 알아야 했다. 간절하게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일원상서원문을 사경했다. 한 번, 두 번, 백 번, 천 번을 쓰니 마음이 고요해졌다. 이천 번을 쓰니 종이 위에 있던 글자들이 살아 움직이며 내 마음에 들락거렸다. 삼천 번을 쓰니 일원의 진리가 보였습니다. 

나는 공부의 희열에 쌓였다. 그런데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지 않았다. 교무님의 추천으로 원광디지털대학교 원불교학과에 입학했다. 그동안 혼자 궁글려서 깨친 조각들이 교수님의 자상한 설명으로 하나 둘 제자리를 찾았다. 그 모든 것을 다 모아 놓으니 그것은 교리도였다. 교리도에 모든 것이 다 있었다. 원불교는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이니, 신앙은 인과보응의 사은을 지은보은하여 무아봉공하자는 것이요, 훈련(수행)은 진공묘유의 삼학공부로 정각정행하여 불법활용하자는 것임을 알았다.

이 세상은 대소유무의 이치로서 건설되고 시비이해의 일로서 운전해 가고 있음을 학실히 알았다. 

원불교 2세기가 시작됐다. 사오백년 결복기를 향해 힘차게 출발해야 할 때다. 교화단 중심, 공부중심의 핵심은 단장의 역할이다. 단원을 지도하는 단장의 지도능력이 성패의 핵심이다. 단장은 연탄불 같은 존재다. 

 

부산교당 신원명 교도

'교화는 사명이자 꿈으로 자리매김'


새벽 4시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교당으로 향한다. 새벽 좌선을 통하여 한 마음 밝혀가는 공부를 하고 있다. 그간 해결되지 않았던 의문들이 조금씩 밝아져 옴을 느낀다. 상시훈련과 교당내왕시 주의사항, 계문을 체크하면서 공부의 정도를 스스로 알아가고 있다.

교당 교무님의 추천으로 부산교구 한글학교(예지원) 강사 겸 총무로 근무하게 됐다. 교구 예지원으로 추천하신 김덕관 교무님도 교화를 강조하시며 지금의 자리로 보내셨다. 그렇게 교화는 사명이자 꿈으로 자리매김했다. 

교화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면서부터 예지원에 근무하는 보람을 느끼게 됐다. 공부할 기회를 만나지 못해 뒤늦게 한글 공부를 하시는 상처 입고 위축된 그분들을 바라보며 책임감을 느낀다. 마음공부를 통해서 상처와 아픔이 치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교당을 가까이하여 복과 지혜로 늘 낙 생활이 되고 교당에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4축 2재를 비롯하여 새 인연 초대 법회 등 교당행사에 적극적으로 안내하면서부터 28명이라는 숫자를 입교시키고 끊임없는 관심으로 이끌고는 있지만 마음만큼 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부터는 더욱더 교당과 친숙해지도록 한 달에 한 번 마음공부 시간으로 정하고 부산교당 이형덕 교무님께서 법회를 이끌어 줘 20명의 학생들이 큰 은혜를 입고 있다. 원없는 사럼에게 강제로 권하기 보다 내가 세상의 모범이 되어 마음을 잘쓰는 모습으로 상대불공할때 교화는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처처불상 사사불공 하는 심법이 교화대불공으로 이어져 교화자로서의 꿈을 키우고 세세생생 이 법 만난 기쁨을 노래하며 영생토록 대종사의 수첩에 적힌 참된 제자가 되도록 정성을 다하겠다. 

[2019년 10월1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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