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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고 거룩한 선진의 신심과 구도정신
장하고 거룩한 선진의 신심과 구도정신
  • 김수영 교도
  • 승인 2019.10.15
  • 호수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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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에서 구입해 읽은 책 속 선진의 교화의지
위기의 교화 상황 만든 후진으로서 각성과 반성
김수영 교도
김수영 교도

[원불교신문=김수영 교도] 얼마 전 헌책방에 들렀다가 줄맞춰 서 있는 책들 틈에서 투명한 비닐에 싸인 오래된 <圓光> 몇 권을 발견했다. 연도를 확인해보니 원기40년(1955) 6월20일에 발행된 〈원광〉 10호를 비롯, 원기43년에 발행된 24호, 원기44년에 발행된 27호와 30호였다. 

포장지에 붙어있는 바코드 라벨을 보니 2009년에 포장된 것으로 보였다. 누렇게 변색되어 거의 바스러질 정도의 종이 상태 때문에 투명 비닐로 단단히 포장을 한 것 같았다. 헌책방에서 발견된 것도 신기하고, 비닐에 쌓인 <원광>의 내용이 궁금하기도 해서 구입을 했다. 원기40년이면 필자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이라 약간의 설렘과 함께 개봉한 <원광>에는 교단 초기의 실상을 짐작할 수 있는 다양한 기사들이 실려 있었다. 

특히 <원광> 10호에는 원불교 개교 40주년 축하식 관련 행사 사진에, 당시 종법사인 정산종사가 꽃다발과 함께 미소 짓고 있는 모습도 있었다. 그 때는 대각개교절이라는 명칭이 아직 제정되기 전이었는지 4월26일에 개교 40주년 행사를 한 것으로 돼 있었다. 

54쪽에 불과한 아주 얇은 64년 전의 <원광>을 읽으면서, 선진들의 구도와 교화에 대한 열정과 신심이 지금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어쩌면 지금보다도 훨씬 적극적이고 오롯한 신앙생활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사에 따르면 원불교 개교 40주년 축하행사는 영모전 앞 광장에 4천명의 각 지방 대표가 모여서 거행됐다고 한다. 전쟁의 참상에서 막 벗어나기 시작한 어려운 시절임에도 그 많은 인원이 모여서 성대한 행사를 치렀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뿐만 아니라 기념식에 이어서 거행된 다양한 관련행사 중 '연원의무 특별이행자 시상식'에서는 1년 동안 100명 이상 입교연원을 이행한 교도 4명을 비롯해 70명이상(1명), 50명이상 (6명), 40명이상(4명), 30명이상(7명) 등 22명의 개인교도와, 연원지도 실적이 좋은 6곳의 지부가 수상을 하여 종법사의 치하를 받았다. 요즘도 쉽지 않은 일을 실현한 수상자들은 커다란 상장과 부상을 들고 기념사진을 남겼다. 

또한 '개교 40년기념총지부 연합 강연대회'에는 60명의 연사가 참여해 저마다 열변을 토하는 대성황을 이루었다고 하는데, 이날의 심사위원이 박광전, 박장식, 이공주, 이운권, 이공전, 전성완 등 교전에서 봤거나 말로만 듣던 선진들이었다. 교전에서 봤을 때는 그저 먼 시대에 살았던 분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심사위원 명단에 올라져 있는 성함을 보니 가까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 대회에서 1등을 한 최정도 교도의 강연주제는 '참 생활을 전개하자'였다. 새 회상에 입문하여 교법대로 살고자 하는 다짐을 피력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기사는 개교 4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신태인 지부의 진보권(晋寶權)이라는 선진이 쓴 '4월대회 참관기'였다.  총부에서 거행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른 아침 신태인역에서 이리행 기차를 타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참관기에는 김대거 교정원장의 개회사 소개를 비롯하여 참석한 행사들을 요약정리하고 종법실을 예방하는 등, 1박2일 간의 여정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었다. 

또한 <원광> 30호의 교계소식에는 각 지방별로 시행된 교리 강습회상황을 기사화 했는데, 이운권 선진이 강사로 참여한 목포에서는 이틀 동안 150명이, 이공주 선진이 강사로 참여한 전주에서는 일주일 동안 500명이 교리강습회에 참석을 했다고 한다.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운영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우연히 만난 오래된 <원광>을 통해, 그동안 원불교 교세가 확장된 만큼 교도들의 신심과 교화의지가 동반 확장되지는 못하였음을 확인했다. 

요즘도 교단의 화두는 단연 교화이다. 선진들처럼 일관된 성심을 바쳐 불퇴전의 정진을 하는 사람이 지금도 있을 것이지마는 그 신심, 그 노력, 그 열정을 고스란히 이어받아 전하지 못하고 위기의 교화 상황을 만든 후진으로서 각성과 반성을 해보게 된다. 선진들이 하던 만큼이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강남교당

[2019년 10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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