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 교무

[원불교신문=이응준 교무] 수덕회는 대종사 재세 당시부터 있었던 전무출신 친목회인 '상애회(相愛會)'의 전통을 이어 원기40년 4월에 정산종사의 유시로 발족이 됐다. 전무출신 상호 간에 정의를 건네고 의리를 지키며 가족적인 친분을 두텁게 하여 애경상문 등 공동체 생활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모임으로, 이 수덕회를 통해서 원불교 안과 밖으로 어떤 가르침을 의도했나를 엿볼 수있는 성가이다. 

우리 몸의 80% 정도가 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물은 없어서는 살 수없는 소중한 존재로 볼 때, 수덕회가를 통해 자연의 한 부분인 물로부터 무엇을 배우고, 또한 가르침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를 성가를 통해 보면 좋겠다. 

어린시절 읽은 리처드 바크의 '나를 찾는 길'이라는 책에는 사랑을 물에 비유했는데, 수덕회야 말로 요즘 세상에 마르지 않는 물과 같은 사랑을 지녀야 할 것 같다. 또, 물과 같아서 어떠한 장애를 만나더라도 결국은 반드시 목적지에 도달하고 마는 전무출신의 모습과 정신을 〈성가〉25장을 통해서 불러올 수 있어야겠다. 

바로 자비심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성자들을 종종 이 물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물의 성질을 닮아가려는 성직자는 마침내 성자가 됐다는 글을 어디에선가 본 기억이 있다. 물의 투명함은 수행자로서의 투명함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은 수행자의 겸손함으로 비유가 된다. 또 잘 섞이는 물의 성질은 수행자의 친화력으로 회자가 된다. 흔히 원불교에서 화동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공부인으로서 원만구족하고 지공무사한 각자의 성품을 기르는데 반드시 지녀야 되는 덕목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산종사법어〉 경륜편 28장의 법문처럼 '물같이 합하는', 즉 아무런 조건도 이유도 사견도 없이 그냥 그대로 대의에 합하고 공의에 합하는 정신이야말로 다름 아닌 새 세상 수도인의 정신으로 표준 삼으라는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면서 부른다면 수덕회가는 수덕회만의 노래가 아닌 모두가 닮고픈 모습의 성가로 불릴 것이다. 

/영산선학대학교

[2019년 10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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