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흔히 말하기를 선생과 학생은 있어도 스승과 제자는 없는 세상이며, 친구와 동료는 있어도 법 동지와 법 형제는 드물다고 한다. 그래서 배우고 가르치는 데 불신과 권모술수가 뒤따르고, 충고와 권장 속에 시기질투와 중상모략 등이 앞선다. 그러면 우리 교단에서는 선후진의 도가 잘 실행되고 있으며, 친구가 아닌 법 동지들로서 충고와 권장에 잘 순응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에 교무훈련에 참석한 30대·40대·50대의 발언을 정리해 본다.

50대는 "교도의 제도보다도 자신을 먼저 제도하고, 함께 사는 부교무나 감원과 먼저 정이 건네야 한다. 상하 사이에 의견을 소통하고 사는 공부심을 길들어야겠다. 현대를 사는 젊은 세대는 시시각각으로 그 사고 형태를 달리하고 있다. 그래서 후진을 거느리는 데도 대의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 한 용서해주고 이해해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또한, 혈연이나 학연 지연 등의 인정에 의한 인재 등용은 파벌이나 기타 인맥 형성에 주요 원인이 되어 분열을 낳게 된다."

40대는 "무엇보다도 교역자의 기본자세가 확립돼야겠다. 남을 지도하고 가르치기에 앞서 자신의 행동 등을 점검해 보고 반성하는 생활 태도가 아쉽다는 것이다. 행정 당국은 '용금의 현실화' 문제 등 인재 관리의 개선책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세대 전무출신'제도의 조기 실현으로 남자 교역자들의 교화계 진출을 장려하는 일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한편 상당수의 교당에서는 공양원이 없어 교역자가 직접 교당 살림을 꾸려가는 실정이다. 그래서 교당의 구조 개선이 함께 연구 검토돼야 할 것이다. 각 기관 교무들도 교당과 유대관계를 맺게 하여 교화현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30대는 "교단의 장래를 짊어질 미래의 일꾼이며, 현대 젊은이들의 상담자로서 그 의무와 책임감이 크다 하겠다. 그런데 이들은 지금 교단에 대해서나 선진에 대한 불신 내지 불만 등의 저항의식이 싹트고 있다. 개인의 특성을 무시하고 비판의식이 강한 젊은이들을 이단시하는 경향이 생기게 된다. 요즈음처럼 대화의 장벽이 굳게 닫혀있는 때도 드물다고 한다. 즉 교당 생활이나 구도 과정에서 쌓이고 쌓인 갖가지 숨은 이야기들을 툭 털어놓고 이야기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각 기관, 각 사업회, 각 교당 등에 소속되어 있는 교단 경제의 통합이나 그 운영에 관한 연구가 시급하다. 교단의 인재 관리, 인재의 선발 과정이나 교육 과정의 재검토, 교역자들의 후생복지 문제, 재가·출가의 훈련 문제 등에 관해서도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원기63년 추계교무훈련에 참석한 교무들의 발언을 정리한 〈원불교신문〉 221호(1978년 11월10일) 기사다.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2019년 10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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