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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단을 새롭게 하는 한 걸음을 내딛자
[사설] 교단을 새롭게 하는 한 걸음을 내딛자
  • 원불교신문
  • 승인 2019.10.23
  • 호수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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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종법사의 취임 일성을 기억하는가. '나를 새롭게,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 전산종법사는 현재를 '인류를 선법화 하고 세계를 불은화 하는 사오백 년 결복의 큰 걸음을 힘차게 내디뎌야' 할 '새로운 시점'으로 보았다. 이를 위해 역대 종법사의 경륜인 이단치교의 운영 방향을 더욱 공고히 하고, 교화단과 정기훈련·상시훈련의 강화로 생활화된 불법을 대중화해야 한다는 요지의 경륜을 밝혔다. 세상의 병과 교단의 병도 교화단과 훈련으로 치유하자고 강조하며 이를 위해 소태산 대종사의 심통제자가 되어 사무여한의 정신으로 매진하기를 당부했다. 11월 중앙교의회와 출가교역자 총단회 등을 앞두고 유념할 내용이다. 

변화와 혁신이란 말은 새로움을 의미하지만 이처럼 진부해진 말도 없는 것 같다. 어떤 조직이든 변화와 혁신을 말하기 때문이다. 혁신의 성패는 말에 있지 않고 그 실천에 있다. 과정의 지난함을 이겨내는 끈기가 있어야 하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확실히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희생이 적을수록 좋지만 인과의 이치는 종종 쓰디쓴 대가를 원하기도 한다. 묘하게도 강력한 변화를 뜻하는 개혁, 혁신, 변혁, 혁명 등의 단어에는 가죽 혁(革)자가 들어있다. 가죽을 얻으려면 일단 펄펄 살아 있는 짐승을 잡아야 한다. 피칠갑을 무릅쓰고 제육을 해야 하며, 수없는 무두질과 복잡한 기계적, 화학적 공정을 거쳐야 한다. 아마도 옛사람들에게는 가죽을 얻는 과정이 당대의 첨단 기술과 극한의 인내가 동원되는 고단한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 교단이 지금 얻고자 하는 가죽 한 조각은 무엇인지, 그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과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수행을 제대로 해 본 자들은 겸손해진다. 한 마음을 바꾸고 한 행동을 바꾸고 습관 하나를 바꾸기가 너무나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정전〉에서 정신수양 공부를 '오래오래 계속'하고 사리연구나 작업취사 공부도 '오래오래 계속'해야 그 결과를 얻는다고 똑같은 말을 반복했다. 강박적으로 느껴질 만한 표현이다. 이소성대는 천리의 원칙이라고도 했다. 소태산의 개벽은 단숨에 이뤄지지 않는다. 마음을 무두질해 얻은 나의 변화가 교단의 변화로 이어져야 하고 점차 세상의 변화로 퍼져나가야 한다. 개혁의 주체와 대상이 하나이기 때문에 개혁의 과정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답답하고 느려 보이는 이 과정을 소홀히하면 소태산의 심통제자는 아니다.

새로운 교단을 위해 미주총부 출범, 전무출신 정년연장, 정남정녀규정 개정, 교무·도무·덕무의 품과 단일화, 용금제도 개선, 재가교도 교정참여 확대 등 다양한 혁신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교법과 스승님들의 경륜에 바탕해서 지혜를 모으고 힘 있는 결의를 할 때이다. 잡고 있던 무언가를 놓고, 고집했던 것을 버릴 때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할 수 있다. 힘 있는 취사로 교단을 새롭게 하는 총회가 되기를 기원한다.

[2019년 10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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