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교사

[원불교신문=박지은 교사] 2019년 휘경여중의 '마음 밭 가꾸기' 책자는 너무나 예쁜 보라색이다. 좋은 재질의 표지와 정성스럽게 디자인된 속지로 구성된 책자는 전교생에게 제공되는 새 학기의 선물이자 나와 함께 1년 동안 가꾸어 갈 나의 마음 밭인 것이다. 

처음 받은 깨끗한 새 책자는 아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새 학기 우리 모두의 고요한 마음과 같다. 그렇게 새 학기는 시작되고 매일 아침 명상을 시작으로 각자가 세운 실천 계획과 매일의 생활을 대조하며 어제의 나를 반성하고 오늘의 계획을 세우며 나의 마음 밭을 매일 조금씩 가꾸며 하루를 시작한다. 

학생들의 마음 밭이 조금 더 긍정적이며 활기찬 내용으로 가득 채워질 수 있도록, 더불어 학급 내 소외되는 친구가 없이 서로 배려하며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학생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 반은 짝꿍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2주에 한 번씩 짝이 바뀔 때마다 포스트잇에 짝꿍의 장점과 함께 잘 지내자는 짧은 메시지를 적어 서로 교환하는 것으로, 짝에게 받은 장점 포스트잇은 자신의 '마음 밭 가꾸기' 책자에 붙이도록 한다. 때로는 짝꿍끼리 '마음 밭 가꾸기' 책자를 서로 바꾸어 짝꿍의 장점과 잘 지내자는 메시지를 마음 밭에 직접 적어주기도 한다. 

학생들은 짝꿍이 적어주는 자신의 장점 쪽지를 받는 것을 많이 행복해하고, 늘어나는 쪽지만큼 자신을 더 사랑하게 되며 더불어 친구들을 바라보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각이 길러진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학급 내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겨 교사도 학생도 큰 경계가 생기는 일들이 있다. 몇 해 전 학급에 말을 함부로 하는 학생으로 인해 학급의 친구들이 모두 이 친구를 멀리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며칠간 마음고생을 하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주변 선생님들께 도움을 요청하고 교무님, 상담 선생님, 학생 부장님들께서 모두 함께 도와주신 덕분으로 힘들었던 문제가 잘 해결된 일이 있었다. 그 일을 계기로 혼자가 되었던 학생은 자신의 말투와 성격을 반성하며 조금씩 원만한 성격으로 변화해갔고, 학급의 친구들도 한 친구를 소외시키는 자신들의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느끼고 반성하며 2학기에는 단합된 학급 분위기로 그 어느 해 보다 즐겁게 학년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처럼 학교생활에서 경계는 언제나 찾아오지만 그 경계 속에서 잘 가꾸어진 마음 밭을 바탕으로 올바르게 취사 한다면 분명히 좀 더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매일 유·무념 실천 대조표에 내가 세운 다양한 실천사항의 실천 여부를 체크하며 '마음 밭 가꾸기'를 해오고 있는 우리 휘경여중 학생들은 경계가 찾아왔을 때, 조금 더 지혜롭게 경계를 헤쳐 나 갈 수 있는 올바른 마음의 방향과 힘을 기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라는 터전에서 학생들을 이끌어주는 교사야말로 매일의 마음공부를 통하여 가장 넓고 따뜻하며 풍성한 마음 밭을 잘 가꾸어 가야 하는 주체임을 다시금 생각하며 오늘도 우리 모두 마음공부 잘 합시다. 

/휘경여자중학교

[2019년 10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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