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로 지음 / 정신세계사·15,000원

[원불교신문=류현진 기자] 한때 시크릿 열풍이 불었다. 소위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해서 원하는 것을 생생히 상상하면 이루어진다는 마법같은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희망에 부풀어 시크릿을 시도했다. 하지만 시크릿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저자는 시크릿에 실패하는 이유가 시크릿이 작동하는 내부 원리인 '비이원성'에 대한 앎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비이원성은 존재의 실상이기도 하기에 이 책은 단순히 시크릿에 대한 책이 아니라 깨달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즉 시크릿은 '나'가 무엇인지를 탐구하는 것으로 시작해 그것에 대한 완전한 앎으로 성공된다는 것이다.

저자 카밀로는 10대 때부터 영성에 관심을 가지고 동서양의 다양한 영성전통을 공부하며 수행했다. 2005년 '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에 답을 얻기 위해 스페인 갈리시아의 산타마리아 데 소브라도 봉쇄수도원에 입회, 2011년 종신서원을 발하고 900년 넘는 수도회 역사상 두 번째 한국인 남자 종신서원자가 됐다. 

저자는 가톨릭 수도자 출신이지만 불교를 비롯한 동서양의 영성을 총망라하며 세상의 진리를 설파한다. 그는 세상을 존재하게 하는 원리를 대원리와 소원리로 설명한다. 대원리는 '존재의 실상'에 대한 것이고, 소원리는 현실세계가 작동하는 '창조의 원리'에 대한 것이다. 또한 세상에 펼쳐진 이원성은 움직이지 않는 일원성이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한 생명현상이라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의 내용은 일원상 진리, 대소유무의 이치, 영육쌍전 등 원불교 교리에 대해서도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성리에 관심있는 공부인, 혹은 현실 문제를 고민하는 공부인 등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보석같은 책이다.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은 단순히 삶의 고통에 찌들어 있는 이들만을 위한 책도 아니요, 미묘한 이분법에 빠져 있음을 모른 채 자기 안에 갇힌 채로 세상과 단절하고 구도행만 하는 이들을 위한 책도 아니다. 세상 사람들이 삶의 현장 자체를 구도의 장으로 삼아 이분법에 물들지 않은, 진정으로 자유로운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썼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이 심신 양면에서 풍요롭기를 바란다."

[2019년 10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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