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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교도 스스로가 주인, 언제나 열려 있는 교당”
[기획] “교도 스스로가 주인, 언제나 열려 있는 교당”
  • 안세명
  • 승인 2019.10.31
  • 호수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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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인법회, 노스캐롤라이나교당
노스캐롤라이나 교도들이 4월, 6박7일 묵언 수행 정기훈련을 통해 의두, 경강 등  11과목 훈련과  무시선법에 매진했다.
노스캐롤라이나 교도들이 4월, 6박7일 묵언 수행 정기훈련을 통해 의두, 경강 등 11과목 훈련과 무시선법에 매진했다.

[원불교신문=안세명] 노스캐롤라이나교당은 15년간 일관된 현지인 법회로 개척의 역사를 묵묵히 써 내려가고 있다. 소태산 대종사의 법음을 미주 땅에 뿌리내리고 있는 현장의 생생한 소식과 교도들의 진솔한 공부담을 듣는다.
 

묻고 배우기를 주저하지 마라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가르침이 무엇인지, 가렵고 목마른 부분이 어떠한 것인지,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 할지, 세세한 것까지 현지인들에게 묻고 배운다.” 소원공 교무는 현지인 교화의 성장 원인을 교도들과의 깊은 공감에서 찾는다. 설교 내용과 언어 토시 하나까지 꼼꼼하게 살피며 정형화된 법회에 사로잡히지 않고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려는 고민이 교도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교리 전달에 있어서도 미국인의 정서와 문화에 맞는 단어와 뉘앙스를 찾는 것도 익숙해진 과제다. 

교당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하다. 평화롭고 온화한 명상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 교무의 목소리와 법당의 조명, 실내 인테리어 소재와 아름다운 정원 등 교당을 찾는 이들이 선(禪)의 흐름을 지속해 갈 수 있도록 최적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성과 감동의 경험이 쌓여감에 따라 현지인들의 삶 속에 교당의 존재가 감사의 원천으로 자리하게 됐고, 자발적인 헌공은 물론 훈련과 워크샵, 법회와 교리강좌에 진지하게 참여하기 시작했다. 법풍(法風)이 스며들수록 교당의 재정 여건에도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이다.
 

현지인 교도들이 교당의 주인 되기까지
노스캐롤라이나교당 교도들은 스스로 교당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재능을 공유하는데 큰 행복감을 느낀다. 이현인 교무는 “교도들의 성향을 파악해 그 사람에게 필요하고,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통해 교당과 가까워지도록 일대일 교화를 한다.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교당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며 “원허주(Kathleen Herr)교도는 정원관리며, 교당 청소, 원불교 소개 등 어디든지 손을 넣어 준다. 또한 영어 교정에 관한 전반적인 일뿐 아니라 4축2재 및 훈련 등 행사가 있을 때에 음식 준비도 함께 한다”고 주인된 교도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음을 전했다.

이 밖에도 교역자들이 교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원허주 교도는 화요 점심을, 원제선(Nate Jackson) 교도는 수요일 점심을 만들어 와서 교무들에게 공양하며, 환경청에 근무하는 과학자 원두청(Drew Pilant) 교도는 교도들이 법회에 몰입할 수 있는 훌륭한 북소리 운곡으로 독경삼매에 들게 한다. 또한 교무 훈련기간에는 원형(Michael Macklin) 교도 및 주요 멤버들이 법회진행과 설교를 맡아 교역자들의 빈자리를 채워주고 있으며, 원은혜화(Patty Daniel) 교도회장은 아침좌선을 교역자 못지 않게 진행하고 있다.
 


현지인 교도 중심의 교화단 가능한가
노스캐롤라이나교당 교화단은 매달 한번은 교당에서, 한 번은 교도 집에서 실시한다. 교도들이 돌아가면서 담당하는 단회는 ‘개식, 설명기도, 회화(생활 속 공부담), 주제 회화, 교무님 말씀, 기도’로 진행되며 일상에서 느끼고 고민됐던 사례들을 자유롭게 교환하니 도반들과의 법연이 더욱 깊어지는 체험을 하게 된다. 또한 매년 2월에는 1박2일간 교당에서 교화단 훈련을 한다. 이때는 좌선·염불, 교리공부의 시간을 갖고 교화단의 역할과 미국에서의 원불교 교화발전에 대한 토론으로 미래를 설계한다. 교화단회 정착이 있기까지 교무진들은 오랜 시간 상시로 일대일 문답감정 시간을 정해 교도들의 공부와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상담에 응하고 있다.

법회와 선방 프로그램을 알고 싶다
노스캐롤라이나교당은 법회와 선방, 훈련이 정기적으로 운영된다. 일반법회는 토요법회·일요법회(오전10시~11시40분) 및 뢀리 선센터에서의 일요저녁 법회까지 세 차례 진행되며, 어린이법회는 매주 일요일, 학생법회는 격주 일요일에 열린다. 법회는 5분 전부터 기공 및 선체조로 시작해, 불전헌배, 좌선의 방법 내레이션, 좌선(20분), 기도 및 독경 (영주·기도문·원하옵니다·일원상서원문·반야심경), 와선, 설교, 문답감정, 일상수행의 요법으로 진행된다. 때론 법회식순을 조금씩 바꿈으로써 교도들로 하여금 식순의 일상성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 죽비는 사용하지 않으며 다양한 크기의 좌종 소리로 편안하게 선의 고요함에 젖어들게 한다. 현지인 교도들에게 좌선명상 시간은 중요한 수행이므로 법회에 늦은 이들은 복도에서 기다렸다가 좌선시간이 끝난 뒤에야 법당에 들어 올 수 있다. 또한 초입자들에게도 명상을 잘 할 수 있도록 좌선의 방법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안내한다. 

교무들은 불단에서 교도를 향해 서로 마주 보며 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앉아 법회를 본다. 독경 선창, 목탁, 기공 지도, 법문 봉독 등은 재가 교도들이 진행하며, 한 달에 한 번씩 교도들이 설교 한다. 법회 후에는 간단한 다과를 공양하며, 점심공양은 4축2재 때만 한다.
 

정기·상시훈련이 신심과 공심 만들어 
교당에서 이뤄지는 모든 프로그램은 좌선·염불·강연·회화·일기 등 정기훈련 11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훈련은 계절과 연령별로 다양한데, 회화 강연 독경시간을 빼고는 묵언으로 진행된다. 
1일훈련으로 1월 마틴루터킹의 휴일에 새해맞이 훈련, 3월 봄맞이 훈련, 9월과 10월에는 가을맞이 훈련이 있다. 대각의 달 4월에는 스모키 마운틴에 위치한 훈련원(Southern Dharma Retreat Center)에서 7박8일 간 묵언 산상훈련이 진행된다. 소 교무는 영향력 있는 불교지도자로 인정받아 14년째 이곳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여름마다 2회에 걸쳐 이루어지는 어린이 명상캠프(월~금요일)는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참가자의 70%는 교도 자녀가 아니지만 캠프로 인해 자연스럽게 교당과 인연이 되어 직간접적으로 청소년과 일반교화로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 명상캠프(Dharma Camp)의 특징은 좌선·염불·행선·동선 등 명상으로 시작하고 명상으로 마무리 된다는 점이다. 오전과 오후에는 글짓기, 염주 및 원만이 만들기, 목탁치기, 북치기, 염불, 보물찾기, 요가·태극권, 과학, 요리수업, 미술, 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친구들과 가까워지고, 공동체 정신을 배우게 하며, 자신감을 키우고 영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매주 목요일 오전10시는 교리공부의 날이다. 공부모임에 못 오는 이들은 직장을 마치고 저녁 7시에 모여 법문 한 장을 놓고 1시간 넘게 연마하고 회화한다. 8~10명이 참석하는 교리공부는 <정전>, <대종경>을 두 번씩 책거리 했고, 현재는 <정산종사법어>를 공부하고 있다. 교리공부에 꾸준히 참석하면서 교당의 주요 멤버들은 서원이 고취되고, 일반신도는 입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어린이 명상캠프를 통해 좌선과 염불, 행선과 동선으로 내면의 영성을 체험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
어린이 명상캠프를 통해 좌선과 염불, 행선과 동선으로 내면의 영성을 체험하고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

 

원불교 교도가 되기까지
현지인들에게 입교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법회를 1년 이상 꾸준히 나오고 원불교 교리를 어느 정도 이해한 뒤에야 입교를 권한다. 입교를 희망하는 이는 먼저 주임교무와 면담을 갖고 사종의무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그리고 1박2일 신입교도 훈련을 통해 교당생활을 체험하고 자신의 수행 여정을 반조하고 서원을 다짐함으로써 법명을 받는 의미를 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입교식은 대개 법인절에 이뤄지며, 입교자 소개, 기도의식, 보통급 계문을 받으며 10배 올리기, 입교증 수여 (법명 설명), 입교자 감상 발표로 진행된다. 
 

현지인 교화를 위한 현장의 노력
3년 전 미주 동·서부 교무들은 자발적으로 ‘미주교화 추진위원회’ 분과를 구성했고, 그 중 현지인교화 연구 추진팀을 만들었다. 이들은 현지인 교화에 의지를 가진 교역자들을 응원하고자 교무훈련 후 2박3일간 ‘교화매뉴얼 책자 만들기 및 영어교화캠프’를 시작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6명의 교무들이 열정적으로 참가해 현지인 교화의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 

소원공 교무는 “현지인 언어와 문화의 장벽에서 오는 고충을 함께 털어놓는 소중한 시간이었으며, 교법정신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미국 문화와 잘 융화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교역자들이 열정을 다했다”며 “미주총부 건설과 미주자치교헌 제정을 앞두고 교법의 현지화를 위해서는 현지 정서에 반감을 일으키는 표현이나 법문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 교무는 “권위적인 상하 조직체계나 공부성적과 사업성적 등은 현지인들로 하여금 교당을 떠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신선하고 역동적인 신앙·수행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것이 성공의 요건이 될 것이다”고 현지인 교화의 희망을 교법정신의 훈련에서 찾았다.
 


서원을 키워주는 원불교 공동체 
 

버싸(Bertha Johnson)
버싸(Bertha Johnson)

한복을 입은 여자 교무들을 노스캐롤라나주 거리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 문화적 생소함에 매우 조심스러웠다. 2003년 초창기부터 교무들의 지도를 받고 다양한 가르침과 교당 프로그램에 참석해 왔다. 원불교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나는 없을 것이다. 원불교의 교법은 어느 곳 어느 때나 마음공부와 수행으로, 나를 지켜주고, 빛나게 하고, 승화시켜준다. 또한 원불교 공동체는 다른 이들의 서원을 더 가까이 알고 원래 갊아 있는 좋은 점을 체험하게 해 주었다. 그래서 나의 주변 인연들과 동포님들을 대하는 자세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됐다. 
오늘도 서원과 염원으로 끊임없이 정진하는 삶들을 비춰보며 나를 초월해서 사는 길을 깨닫는다. 한국 원불교인들의 따뜻함과 지켜봄은 나의 마음을 은혜로움으로 열어 주시에 늘 간직하고 깊이 감사드린다. 
버싸는 17년간 가장 오래된 멤버다.

 

‘실천의 종교 원불교,
미국인의 삶에 답을 줄 수 있다’
 

원라선(Lara Olson)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세상에 살고 있는 미국인들은 정신개발의 필요성을 깨달은 소태산의 가르침에 깊이 공감한다. 나에게 원불교란 고도로 훈련된 교무들이 마음을 훈련시켜 내 자신이 타인에게 좀 더 나은 친구와 교사가 되고, 공동체와 세상의 일원이 되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다. 원불교는 다른 불교단체에 비해 가르침이 더 명료하고, 사람들에게 다가가기 쉬우며, 일상생활에 더 잘 활용하게 하는 장점이 있다. 좌선·선체조·동선·염불·독경 등 다양한 마음공부를 통해 법을 닦고 체험하게 한다. 원불교 교무들은 훌륭한 법사로서 설교를 통해 수행 공동체의 가치를 더욱 드러내 준다. 미국에서 근무하는 모든 교무들이 언어와 문화적 이해의 발전이 있도록 지원되고 장려되길 희망한다. 또한 소태산이 이웃종교의 경전을 열람했듯이 교무들도 이웃종교에 대한 지식을 더 갖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미국에는 1970년 대 이후 불교 지도자가 생기기 시작했으며 많은 이들이 불교에 대해 호기심이 생겼다. 전통의 불교 그룹은 자비와 이해심을 키우고 마음을 더 챙기며 살도록 수행을 이끌어 준다. 많은 이들이 그런 길로 살고 싶으나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원불교는 구체적인 가르침과 실천적 활용을 강조하기에 이들에게 답을 줄 수 있다. 특히 ‘처처불상 사사불공’은 늘 부딪히는 일상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완전한 가르침이다. 

[2019년 11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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