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산 김창규 중앙교의회의장

재가출가 함께하는 중앙교의회는 원불교의 자산인 동시에
교단의 핵심과제와 실질적 아젠다를 응축하고 소통하는 장
형식적이고 관행적 요소 탈피해야, 재가교도 의견 정책 반영 최선

[원불교신문=안세명] “재가출가가 함께하는 의결기관인 중앙교의회는 과거 종교나 이웃 종단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원불교만의 자산이요 자랑이다.” 김창규 중앙교의회의장(한강교당)은 중앙교의회를 통해 전 교도가 합심하여 교단사를 충분히 논의하고 실천적인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재가와 출가가 함께 노력해 가자고 했다.

김 의장은 “교정보고와 예산안 처리 등 주요 의제들을 처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단의 미래 비전을 확실히 가지고 공부와 사업, 교화·교육·자선의 큰 경륜을 운전해 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개혁의 의지를 표했다.

원기104년도 중앙교의회에서는 관행적이고 형식적인 요소를 성찰하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본회의 전날 중앙중도훈련원에서 ‘만만대소회(滿萬大疎會)’를 마련했다. 모처럼 일년에 한 번 만나서 하루 동안 교정보고와 안건처리만 하고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고 교단과 재가교도가 함께 교단의 주요 과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소통해보자는 취지다. 이번 만만대소회에는 수위단 중앙단원과 교정원 간부 등이 참석해 재가교도들의 목소리를 적극 경청하고 교단의 정책과제로 수용할 수 있도록 열린 자세로 임한다.

이번 중앙교의회의 원만한 성과를 위해 전국의 교의회의장들은 수차례 회동을 가졌다. 교구 및 현장교화의 다변화를 위해 지혜를 모으는 이러한 노력은 내년부터는 정기적인 모임으로 정착될 것이다.   김 의장은 재가교도들의 의지를 응집하기 위해서는 교당교의회, 지구별 교화협의회, 교구상임위원회, 교구교의회 기능들이 더욱 살아나야 함을 강조한다. 한편 올해 3월부터는 종법사를 위시한 수위단 중앙과 교정원장 감찰원장 등이 참석하는 의장단협의회에 매달 2회 중앙교의회의장이 재가대표로 참석하고 있다. 의장단회의에 재가교도의 전문성과 현장의 의견들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재가교도를 대표한 중앙교의회 의장의 또 하나 역할이다.

이에 김 의장은 “소태산기념관에 의장실이 마련된 것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재가 원로는 물론 30~40대 젊은층과 청년 교도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갖겠다”며 “의미 있는 사안은 의장단회의에 보고해 정책 대안으로 성숙시켜 가는 적극적인 행보를 걷겠다”고 다짐했다.

원기104년 중앙교의회의 주요 이슈는 정년연장, 정남정녀규정, 해외종법사 및 미주총부 자치교헌 등이다. 이 가운데 정년연장을 제외한 나머지 의제들은 역대 스승의 경륜을 받들어 교단 미래의 방향성을 명확하게 세워가야 하는 과제들이다. 

그는 “그 어느 때보다 중앙교의회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비록 미진한 부분이 있어도 채워가야 하며 커다란 물꼬를 열어간다 생각하고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교단 비전과 나아가야할 바에 대해 전산종법사의 ‘교단이 출범하여 100년 안에 6대주에 뿌리 내린 교단은 세계종교사에서 원불교가 유일하다’는 말을 인용하며 “이제 교단은 결복 교운과 세계교화를 위해 웅비해야 할 때이다”고 교단적 합력을 주문했다.

김 의장은 “이번 보스턴교당 봉불과 원다르마센터, 맨하탄·뉴욕교당 방문을 통해 교단의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며 “역량 있는 교무들이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고 미주동부교구를 중심으로 현지인 교화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음에 가슴이 벅차다”며 미주선학대학원대학교의 역할과 미주교화를 위해 헌신한 50여 년의 개척사를 높게 평가했다. 

최근 그는 “전산종법사의 ‘은도 은혜요, 해도 은혜다. 절대은이며, 절대감사다’는 말씀에 작은 각성이 있었다”며 “100년기념성업을 지내며 스스로 의두로 품고 있던 <정전>의 내용 중  교리도에서 ‘왜 진공묘유의 수행문이라 하셨을까’, 무시선장에 ‘진공을 체로 삼고 묘유로 용을 삼아는 무슨 뜻인가’ 대소유무장에서 ‘형형색색으로 구별되어 있는 만상을 소라 하지 않으시고 만상이 형형색색으로 구별되어 있음을 소라 하신 까닭은 무엇인가’ 등이 해소되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공부가 깊어가는 보람도 전했다. 

“중앙교의회의장으로서 감사심과 경외심을 놓지 않고 청정한 마음과 경건한 태도로 재가출가 교도들의 마음을 모시고 싶다. 교단 전 구성원이 재가출가의 간극을 넘어서야 한다.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에 머물지 않고 우리 모두가 세상과 인류를 향해 공경과 자비의 심법을 확장해 나갔으면 좋겠다.” 그의 간절한 염원이다.

[2019년 11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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