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오덕진 교무] 구전심수(口傳心授)란 입으로 전하여 주고 마음으로 가르친다는 뜻으로, 일상생활을 통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배도록 가르침을 이르는 말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구전심수의 정법 아래 사람사람이 대도를 체험하고 깨치도록 하기 위해 간단한 교리와 편리한 방법을 내놓으셨고 이를 훈련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셨습니다. 간단한 교리와 편리한 방법인 <정전>을 생활 속에서 응용한 후 지도인에게 일일이 문답할 때 법맥(法脈) 신맥(信脈) 법선(法線)을 올바로 연할 수 있습니다.

▷공부인: 요즘 온몸의 뼈마디가 다 쑤시고 아픕니다. 입도 쓰고 마음도 우울하고, 예전에 그냥 넘어가던 일에도 화가 불같이 일어납니다. 사춘기보다 무섭다는 갱년기에 접어든 것 같아 두렵습니다.

▶지도인: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천지의 일기도 어느 때에는 명랑하고 어느 때에는 음울한 것과 같이, 사람의 정신 기운도 어느 때에는 상쾌하고 어느 때에는 침울하며, … 이것도 또한 인과의 이치에 따른 자연의 변화”라고 하셨습니다(<대종경> 인과품 6장). 몸도 어느 때에는 건강하지만 어느 때에는 아픈 것이 인과의 이치에 따른 자연의 변화입니다. 갱년기도 자연의 변화입니다.

▷공부인: 갱년기가 자연의 변화라고 하니 두려운 마음이 조금 놓이는 것 같습니다. 

▶지도인: 사실 우리가 겪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의 몸과 마음의 작용입니다. 갱년기에 수많은 몸과 마음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지만 ‘갱년기’라는 이름표를 달고 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 몸과 마음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 그 일어나는 현상을 하나하나 전체와 부분과 변화(대소 유무)로 공부만 하면 됩니다. 내 몸의 현상을 자꾸 ‘증후군’이나 ‘갱년기’, ‘병’ 등으로 규정지어버리면 몸과 마음의 작용을 묘하게 바라보지 못하고 두려워하기 쉽습니다. 그러니 여러 가지 증상이 있을 때마다 ‘공부’를 붙여서, 갱년기일 때는 ‘갱년기 공부’로, 우울증일 때는 ‘우울증 공부’로 마음의 자유를 얻는 공부를 하면 좋겠습니다.

▷공부인: 밤에 잠을 설치는 경계를 대했을 때, 온몸의 뼈마디가 쑤시고 아픈 경계를 대했을 때, 입이 쓰고 마음이 우울한 경계를 대했을 때, 화가 불같이 일어나는 경계를 대했을 때 ‘지금’ 있어진 몸과 마음의 작용을 공부하면 된다는 거군요.

▶지도인: “○○의 심지는 원래 갱년기가 두렵다, 두렵지 않다는 분별이 없건마는 갱년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계를 따라 갱년기가 두렵다는 분별이 있어졌구나”, “○○의 심지는 원래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아프지 않다는 분별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는 분별이 있어졌구나”, “○○의 심지는 원래 우울하다, 우울하지 않다는 분별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우울하다는 분별이 있어졌구나” 이렇게 대조하면 됩니다. 

▷공부인: 갱년기는 몸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때인데 마음만 공부하면 될까요? 몸에 좋은 음식도 먹고 운동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지도인: 맞습니다. 갱년기 몸의 변화를 이해하고 그것에 맞게 불공해야 합니다. 하지만 갱년기가 인과에 따른 자연의 변화라는 것을 모르면 약을 먹고 운동하면서도 불안하고 초조할 수 있습니다. 

▷공부인: 덕분에 제 인생에 단 한 번뿐인 ‘갱년기 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