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음디자인 박유성 실장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원불교신문> 편집디자인 개편을 위해 매주 신문제작 과정에 참여하며 6개월 여 편집개편작업을 주도한 토음디자인 박유성 실장. 그는 ‘보는 신문’시대에 시각적 정체성을 형성해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자중심 편집디자인을 위한 구체적인 <원불교신문> 편집작업을 그를 통해 들어본다.


<원불교신문>만의 차별성이 중요
“신문을 새로운 얼굴로 바꾸는 것은 편집디자인 중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고 말문을 연 박 실장. 그는 “디자인한다는 것은 결과를 만들어 내기 이전에, 과정(Process)이다. 신문 편집디자인의 결과물이라는 외형적인 것을 말하기에 앞서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만들어 가는 과정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자인은 ‘계획의 결과물’이라는 명사지만, 동시에 ‘체계적으로 계획하고 만들어간다’는 뜻의 동사임을 되짚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원불교신문의 판형은 베를리너판(315mm×470mm) 즉 중앙일보 판형이다. 기존 신문판형 보다는 작고 타블로이드판형 보다는 크다. 제호 (27mm×137mm)는 상단 중앙에 놓는 방법을 취하며 흑색의 원불교 전용서체인 한둥근체를 사용하고 있다”며 <원불교신문>의 판형을 설명한 그는 “신문은 세로짜기에서 가로짜기로 전환하면서 소위 ‘읽은 신문’에서 ‘보는 신문’으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제 신문은 편집의 ‘관행’이나 편집기자의 ‘감’에 의존하기보다 이론적 근거가 있는 편집디자인이 필요하다. <원불교신문>의 편집디자인은 <원불교신문>만의 특성을 보여주며 독자에게 친숙함을 느끼게 해야 한다. 독자의 시선 흐름을 고려하고 그리드 및 주목성 높은 제목과 본문의 크기, 비주얼(사진)의 다양한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그는 “제호를 포함한 지면의 구성요소가 <원불교신문>만의 독창성과 차별성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며, 무엇보다 편집디자이너의 창의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 편집디자인은 전적으로 디자이너의 역할과 책임이 커야 한다”고 전제한 그는 “취재기자가 자신의 글에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듯, 디자이너에게 신문편집에 대해 책임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는 소신을 전했다. <원불교신문>의 변화는 단순히 판형이나 디자인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독자에게 서비스하는 ‘독자우선 저널리즘’으로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취재기자와 편집 디자이너간 의견 교환과 긴밀한 소통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가독성과 판독성이 가장 중요
“<원불교신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독성과 판독성이다”고 포커스를 전한 그는 편집개편 작업을 위한 배경지식을 공유했다. 

그는 “가독성은 신문 기사, 서적 등과 같이 많은 양의 텍스트를 독자가 얼마나 쉽게 그리고 빨리 읽을 수 있는가 하는 효율을 말한다. 반면 판독성은 헤드라인, 목차, 로고타입 등과 같이 짧은 양의 텍스트를 독자가 과연 얼마나 많이 인식하고 알아차리는가 하는 효율을 말한다”며 “<원불교신문>은 많은 양의 텍스트를 수용하고 있는 인쇄물이다. 편집디자인이 간결해야 읽기에 편하고 정보전달도 빠르다”고 언급했다.

그는 “신문 편집디자인은 서체와 그 외의 여러 가지 요소를 이용해 시각적인 동시에 기사의 내용이 충실히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원불교신문>의 지면에서 서체의 종류를 절제하면 지면의 동질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정보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본문서체는 오독을 유발하지 않는 친숙하고 가독성이 높은 타입이어야 하며, 제목 서체는 주목성이 있어야 한다”며 가독성과 판독성을 위한 구체적인 사안을 설명했다. 

그는 본문의 짜임새도 언급했다. “짜임새가 느슨한 저밀도 현상은 가독성을 방해한다. 즉 어간이 행간보다 넓어서는 안 된다. 이는 독자가 신문을 읽을 때 글줄의 혼동을 일으키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부언했다. 
 

독자의 시선 흐름 고려
주목성 높은 제목과 본문크기
간결한 모듈러 디자인 방식

 

제목용 서체  
윤고딕체로 판독성 높여
본문용  서체  
자간, 어간 조정 가독성 향상
사진, 그래픽이미지 
간결한 편집디자인
광고 크기 조정으로 지면 구성

통일된 서체 크기로 신문의 주목성 높여
그는 신문 지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서체’임을 강조했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뿐 아니라 지면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원불교신문>에 영향을 주는 요인과 해결방안을 자세하게 짚었다. 

‘제목의 글자 크기는 기사의 뉴스 가치를 매기는 척도’임을 강조한 그는 “활자의 글꼴이나 크기, 제목의 형식을 달리하면 다양한 디자인 효과를 낼 수 있기도 하다”며 서체에 대한 다양한 변화를 설명했다. 

그는 “제목용 서체는 1면의 경우 서체는 고딕과 명조를 사용했다. 윤고딕(770서체) 40포인트로, 기존서체보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자간과 어간, 자폭 등을 조율해 판독성을 높였다. 기존 2면~ 16면까지 사용하고 있는 제목용 서체 고딕체는 윤고딕(770서체) 35포인트로, 자간(5)과 행간(38)을 조정했으며, 명조체는 중앙중명조 25포인트로, 자간과 행간을 조율해  제목용 서체의 통일성을 같도록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본문용 서체의 자간과 어간 조정 등 디테일한 작업도 병행됐다. 그는 “보통 크기의 본문용 서체는 자간과 어간을 조금 좁힐 필요가 있고, 대략 9포인트 이하의 텍스트는 오히려 자간과 어간을 더 벌려주어야 한다. 어간은 자간의 2배를 넘지 않는 선에서 조정하는 것이 좋다”며 “기존 신문은 너무 많은 글자 수와 크기의 문제, 그리고 자간과 어간, 행간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갖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본문서체 조율과 서체 크기를 키워 가독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통일된 서체의 크기는 신문의 규칙과 편집디자인의 레이아웃 적용에 있어 신문의 지면구성이 또렷해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본문의 크기, 행간 등 미세한 포인트 적용을 통해 작은 차이지만 독자들이 읽기에 불편함이 없이 신문을 읽을 수 있도록 본문활자 짜기를 적용한 이유다. 많은 정보를 담아내는 신문의 특성상 본문 서체를 키우면 그만큼 정보의 양이 축소되는 문제 등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원불교신문>을 읽을 때와 지난 신문을 읽을 때와는 가독성의 차이와 신문의 주목성은 다르며 높아졌다.


사진 등 간결한 모듈러 디자인
모듈러(Modular) 디자인 방식은 직사각형을 모듈로 하여 신문지면을 구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모듈러 디자인의 특징은 신문지면을 6~9개의 직사각형의 모듈로 분할해 한 개의 모듈 속에 본문, 사진, 도표, 제목을 집어넣어 부분과 전체가 모두 직사각형의 형태를 보이는 편집기법이다. 즉, 덩어리는 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다. 

그는 “독자들은 대체로 본문, 사진, 제목, 도표, 그래픽이미지 등 시각적 요소들을 살펴보고 기사 본문을 읽기 시작한다. 이러한 시선 흐름을 고려해 신문편집디자인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독자의 시선은 대체적으로 왼쪽 상단에서 오른쪽 하단으로 내려가는 대각선 구조로, 일부러 기사를 찾아가게 만드는 편집은 독자의 시선을 흐트러뜨린다는 것이다.

“새로운 <원불교신문> 편집디자인은 제목서체, 사진, 그래픽이미지, 본문서체, 레이아웃, 선 등의 간결한 모듈러 디자인 방식을 적용했다”는 그는 “모듈러 디자인 방식의 레이아웃을 통해 독자에게 정보전달이 빠르고 기사구분이 명확하며 읽는 재미를 줄 수 있게 한다. 모듈러디자인을 통해 각 기사의 내용이 구분돼 정돈된 느낌을 줄 수 있게 했다. 논설위원 칼럼, 교리도 산책, 생생톡톡 등 원고청탁 기사들은 디자인 요소에서 단순한 기능을 강조해 독자들이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다. 

‘보는 신문’으로의 변화 필요성에 공감하고 편집개편 작업에 임했다는 그는 “앞으로도 <원불교신문>이 독자에게 서비스하는 저널리즘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합력의 정성을 합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2019년 11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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