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사상연구원 국제학술대회

이노우에 가츠오 교수가 일본 사학자로서 처음으로 동학농민군 학살역사에 대해 사죄했다.

[원불교신문=유원경 기자] 원불교사상연구원 주관으로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려 일본 원로 사학자가 처음으로 동학농민군 학살역사에 대해 사죄했다. 나주시를 찾은 이노우에 가츠오(훗카이도대학교) 명예교수는 일본군 만행을 짚어 “나주 동학농민군에 대한 잔혹한 토벌전의 역사, 그리고 그것을 발굴할 책임을 다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일본인으로서 깊이 사죄한다”고 말했다. 

10월30일 나주 나빌레라문화센터에서 열린 ‘나주동학농민혁명, 한(恨)에서 흥(興)으로 승화하다’라는 주제의 한·일 국제학술대회는 동학농민운동혁명의 한·일간 공동연구를 나주시에서 공식화한 자리였으며, 나주에서 벌어진 동학농민혁명 역사의 재조명을 위해 나주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상황과 배경 등이 연구 발표됐다.

기조강연에 나선 나카츠카 아키라(나라여자대학교) 명예교수는 ‘동아시아 역사속의 동학농민혁명’을 발표하며 동학농민전쟁 이후 100년의 한국과 일본의 사건, 경시할 수 없었던 일본에서의 ‘한국·조선에 대한 편견’ 등을 설명했다. 그는 “1945년 패전에 이른 ‘일본제국’이 세계사에서 어떤 전개 속에 붕괴한 것인가? 이 점에 숙고하지 않은 채 ‘역사적 무지’에 빠져있는 현재의 아베신조가 이끄는 일본정부에게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조강연에서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은 ‘나주 동학농민혁명, 한에서 흥으로’라는 주제로 동학농민군의 희생이 다대했던 나주의 ‘한의 역사’를 미래지향적이며 희망의 ‘흥의 역사’로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했다. 그는 “전봉준의 평화사상은 동학의 사상과 접포 조직에 기반한 동학농민혁명 전개과정에서 극적으로 표출됐다”며 “무장포고문을 통해 보국안민의 이념이 드러났으며, 사대명의와 12개조 기율에서 가장 으뜸은 불살생인 점, 부패한 민씨정권 교체를 통한 민생보장의 평화실현을 지향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봉준의 평화사상을 강조했다.

또한 주제발표로 이노우에 가츠오 교수의 ‘일본군과 나주 동학농민혁명’, 나천수 박사 ‘동학의 나주 침공과 나주인의 방어를 다시보다’, 이규수 히토츠바시대 교수 ‘식민시기 사법의 양심 후세 다츠지 변호사의 나주농민 변호활동’, 김봉곤 원광대 교수 ‘동학농민 혁명기 나주 수성군과 일본군’, 김희태 전 전남문화재 전문위원 ‘나주 동학농민혁명관련 문화유산 활용방안’의 연구발표가 진행됐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나주시 청사 소회의실에서 강인규 나주시장과 박맹수 원광대학교 총장, 이노우에 카츠오 한·일 동학기행 시민교류회 대표가 ‘나주 동학 위상정립과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국 민간 교류단은 동학혁명에 대한 진상규명과 농민군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비를 나주시에 건립하고, 나주시를 한·일 양국 간 화해와 평화의 시대를 구현하는 역사적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2019년 11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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