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관명 교무

[원불교신문=윤관명 교무] “인간의 정신에 영감을 불어넣고 더욱 풍요롭게 한다.” 이것은 어느 종교단체의 사명이 아니다. 우리가 ‘별다방’이라 부르는 ‘스타벅스’의 기업 사명 첫 문구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한 분의 고객, 한 잔의 음료, 그리고 우리 이웃들에게 정성을 다한다”라고 적혀있다.

‘스타벅스는 문화를 팔고, 소비자는 이미지를 산다’라는 말이 있다. 스타벅스는 쾌적한 매장, 편안한 의자, 무료 와이파이 등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을 제공한다. 그래서 비싼 줄 알면서도 다시 찾고 싶어지는 커피브랜드가 된다. 성공한 브랜드 뒤에 숨겨진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중심의 경영철학이다. 커피는 하나의 매개체일 뿐 직원과 고객과의 관계, 그리고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는 데 성공 포인트가 있다.

2007년 스타벅스는 위기를 만났다. 맥도날드 커피보다 낮은 평가를 받았다. 2008년 하워드 슐츠는 CEO로 복귀한다. 곧바로 개혁을 위한 3가지 전략을 세우고, 200명으로 구성된 최고위 회의를 통해 혁신 아젠다를 구체화했다. 그리고 7대 혁신 운동을 시작한다. 그 가운데 세 가지에 주목한다.

첫째는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최고의 커피를 고객에게 제공하기다. 그래서 전국의 7천 개 매장의 문을 닫고 반나절 동안 13만 5천 명의 바리스타에게 전문 교육을 시킨다. 이날 영업을 중단하면서 생긴 손해가 600만 불이었지만 이 결정으로 잃어버린 스타벅스의 커피 향을 되찾고 부활하게 됐다. 모든 문제의 해결은 본질을 충실히 하는 것에 있다.

둘째는 파트너를 격려하고 참여시키기다. 스타벅스는 직원이라 부르지 않고, 동료로서 ‘파트너’라 부른다. 그리고 시간제 직원 모두에게 의료보험과 스톡옵션 그리고 대학등록금을 지급한 미국 최초의 회사다. 그래서 직원들의 자사 충성도가 매우 높고 이직률이 다른 회사의 절반 이하다. 직원들을 진정한 동료로 생각하는 인간 중심의 경영이 돋보인다. 존중받는 직원은 고객을 존중하게 된다. 이것이 고객 만족을 이끄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셋째는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기업 되기였다. 윤리적 원두구매, 환경보호, 지역사회 참여 등 3대 목표와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2015년에는 100% 공정무역 원두구매을 하고, 음료컵 100% 재활용, 지역사회 봉사 100만 시간 달성 등 사회 공공을 위한 역할을 실천했다. 기업의 비젼이 자사의 이익 창출에 머물지 않고,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로 인식할 때 영속 가능할 수 있다.

성공한 기업은 많다. 그러나 오래 기억되는 기업은 최초의 경영철학을 온전히 지키고, 실행해 가는 기업이다. 종교는 특히 그러하다. 우리도 진리를 추구하는 본연의 사명과 역할에 충실하고, 이 교법을 실현하기 위해 함께 애쓰는 재가출가 교역자를 더욱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결국 우리가 목적하는 바가 교단이라는 작은 울이 아닌, 자리이타(自利利他)로 모두가 행복한 일원세계 건설임을 기억해야 하겠다.

/동창원교당

[2019년 11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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