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교의회 의원 120여명 참석
교단 현안·자유발언 큰 맥락

전국 재가교도와 교역자 대표가 한자리에 모인 만만대소회에서 중앙교의회 의원들이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며 교단의 중요 현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원불교신문=이여원 기자] 전국의 재가교도 대표와 교역자 대표가 한자리에 모였다. 중앙교의회 만만대소회(滿萬大疏會)가 2일 중앙중도훈련원에서 열려 교단의 중요현안에 대해 재가출가 교도가 함께 소통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된 만만대소회에 수위단원, 중앙총부 임원, 각 교구 교구장, 사무국장과 중앙총부 산하 이사장 및 기관장 등 출가대표와 교구교의회 의장, 중앙총부 각 사업회장, 중앙총부 산하 기관장 및 중앙단체장(봉공회·여성회·청운회·청년회·정토회)등 재가대표로 구성된 중앙교의회 의원 120여 명이 참석했다. 

만만대소회는 원만구족의 만(滿)과 만법귀일의 만(萬)을 합성해 교단의 다양한 현안을 진리· 스승· 교법· 회상의 대의에 맞는 대공심의 지공무사로 합력하자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날 만만대소회는 주제토론과 자유발언으로 큰 맥락을 잡았다. ‘변화와 교화’라는 대주제로 진행된 주제토론에서는 ‘헌규로 보는 재가교도의 역할’ 권성덕 교무, ‘전무출신복제(여자전무출신)’ 김대경 교무, ‘전무출신 정년연장’ 전도연 총무부장의 발표에 이은 질의 및 토론이 이어졌다. 

‘헌규로 보는 재가교도의 역할’에서는 교헌개정에 따른 변화, 규정으로 알아보는 교구교의회 등 중앙교의회 의원의 역할을 헌규로 살피는 시간이었다. ‘전무출신복제’주제발표는 교단 초창기 정복 도입과 취지를 반추하며 성직자의 상징성과 편리성을 감안한 양장 정복 디자인 시안이 선보여졌다. 

전도연 총무부장의 ‘전무출신 정년연장’에 대한 주제발표는 교단의 현안인 전무출신 정년연장에 대한 합리적 대안을 재가출가 교도가 함께 고민하며 소통의 장을 확대한다는 데 본의가 실렸다. 특히 주제발표에서 주목을 받은 전무출신 복제와 관련해 중앙교의회 의원들은 여성 성직자들의 양장 정복 도입에 따른 궁금증을 다각적으로 풀어냈다. 

“전무출신 복제는 전무출신만의 것은 아니다”고 말문을 연 화정교당 김도훈 의원은 “여성 교무님들이 불편해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정복만 보면 가슴이 뛴다는 교도들의 의견도 놓치면 안된다. 보다 많은 재가교도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양장 정복 도입 자체에 신중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원불교 성직자의 상징성이 살아나야 한다”, “중요한 논의인데 이 자리에서 발표하고 디자인 시안을 투표하라는 것은 성급하다”는 요지의 발언도 잇달아 전무출신 복제와 관련해 재가교도들의 인식과 공의가 충분히 이뤄져야 함을 시사했다.     

만만대소회 또 하나의 맥락이었던 중앙교의회 의원들의 자유발언 열기도 뜨거웠다. 자유발언에 앞서 ‘원불교 급여제도 개선안’에 대한 이건종 기획실장의 브리핑이 있었다. 예정에 없던 브리핑으로 원기105년 1월~2월 시행될 예정인 전무출신 급여제도(기본용금 4만원 인상)에 따른 중앙교의회 재가교도들의 재정적 합력을 구하기 위한 의도가 읽혀졌다. 

자유발언은 급여제도 개선안 발표에 따른 질의로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해외에서 근무하는 교무들의 소외감을 우려한 발언과 급여제도 인상에 따른 급지별 교당 분담금 형평성 문제, 부설기관 근무자의 급여 차별화, 출가교역자의 퇴직적립금이나 전별금 관련, 여성 성직자의 부양가족 기준 등 보다 심도있는 전무출신 급여지침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제언들이 이어졌다.

상사 제도에 대한 언급으로 긴장감도 웃돌았다. 창평교당 윤원준 의원은 “종법사와 상사님에 관련된 발언이기 때문에 죄송한 마음이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다”고 운을 뗀 뒤 “앞으로 3~4분의 상사를 모셔야 하는 상황이 예측된다. 교헌에 명시된 상사예우 규정을 중앙교의회에서 심각하게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출가교도들이 이 부분을 언급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늘 무거운 의문이다”는 말로 심경을 토로했다.  

경산교당 임세윤 의원의 발언도 교단 현안에 대한 묵직한 고민을 가늠케했다. “교단은 교도도, 교무도, 재정도 열악한 3저 시대가 아닌가”라고 반문한 임 의원은 “전무출신 지원자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실에서 우리 교단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젊은 세대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얼마나 진행되고 있나, 교당의 역할은 무엇인가, 교화단의 힘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교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깊은 고민을 해야한다”며 이를 교단 시스템적인 접근으로 풀어가야 함을 역설했다. 

이 밖에도 “교도 자녀들의 대학 진학 현황을 교단적으로 네트워킹해서 청소년 교화에 활용하자”, “시대 코드를 읽어내며 젊은 교도들에게 와닿는 설교를 해야 한다”, “지역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해 교당을 오픈하는 헌신적인 교무 마인드가 필요하다”, “실력있는 재가교도들이 현장에서 직접 교화할 수 있는 교화역량 교육과정을 만들어달라”, “거진 출진의 역할을 키워서 5~6급지 교당을 책임지게 하자”는 제언들로 만만대소회는 예정된 오후 10시까지 열기가 식을 줄 몰랐다.

[2019년 11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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