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오덕진 교무] 구전심수(口傳心授)란 입으로 전하여 주고 마음으로 가르친다는 뜻으로, 일상생활을 통하여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몸에 배도록 가르침을 이르는 말입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구전심수의 정법 아래 사람사람이 대도를 체험하고 깨치도록 하기 위해 간단한 교리와 편리한 방법인 <정전>을 내놓으셨고 이를 훈련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셨습니다. 

▷공부인: H 차장이 해외 출장 가면서 자신이 하던 실험을 넘기고 갔는데, 출장 후 다시 가져가라고 하니 다른 직원들에게 제 험담을 했답니다. 동료들이 저만 따돌리고 밥 먹으러 가고, 인사도 안 해요.

▶지도인: 마음을 공부하는 사람은 억울하고 힘든 일을 겪을 때 마음을 공부할 때라는 것을 잊지 않고 공부해서 마음의 자유를 얻게 됩니다. 대산종사께서는 만물이 밤과 겨울에 크는 것처럼 “사람도 불우할 때, 역경에 처했을 때 그 사람의 영생이 좌우되는 것이다. 그때 커야 한다”고 하셨습니다(<대산종사법문 3집>, 존야기). 대종사께서는 “이 세상은 대소 유무의 이치로써 건설되고 시비 이해의 일로써 운전해 가나니, 세상이 넓은 만큼 이치의 종류도 수가 없고, 인간이 많은 만큼 일의 종류도 한이 없다”고 하셨습니다(<정전> 사리연구의 목적). ○○공부인의 직장은 대소 유무의 이치로써 건설되고 시비 이해의 일로써 운전해갑니다. 어떤 조직이든지 사람마다 생각과 기질, 옳고 그름, 이익과 해로움의 기준이 달라서 친한 사람과 친하지 않은 사람(遠近親疏)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공부인의 처지에서 보면 H 차장의 실험을 대신하는 것이 손해 보는 일이지만, H 차장의 처지에서 보면 실험을 ○○공부인이 하는 것이 이익일 겁니다. 두 사람 사이에 이해관계가 생겼으니 불편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공부인: H 차장이 나쁘거나 제가 나빠서가 아니라 각자 처지가 달라서 이런 일이 생긴 거군요. 하지만 따돌림을 당하면 몹시 힘듭니다. 

▶지도인: 경계를 대할 때마다 공부할 때가 돌아왔다는 것을 염두에 잊지 말고 항상 끌리고 안 끌리는 대중만 잡아가는(<정전> 무시선법) 것이 중요합니다. 동료들끼리만 밥 먹으러 가기 전에는 따돌림을 당한다, 당하지 않는다는 분별이 없다가도 ○○공부인만 빼고 가는 것 같으면 따돌림을 당한다는 분별이 묘하게 있어집니다. 따돌림을 당한다는 분별이 있어지면 마음도 몸도 묘하게 불편해집니다. 그 순간 그 묘한 마음의 작용과 묘하게 분별이 일어나는 것을 ‘반갑게’ 알아차리면 됩니다. 

▷공부인: 묘하다는 표현이 이완시켜주네요. 사실 친한 동료와 대화를 나누고 일에 집중할 때는 따돌림을 당한다는 분별이 없거든요. 이번 일이 있기 전에도 직장동료들은 삼삼오오 밥 먹으러 다녔어요. 그때는 따돌림을 당한다는 분별이 없었는데 지금은 따돌림당한다는 분별로 몹시 불편한 걸 보면 묘하긴 해요.

▶지도인: 옳다 그르다, 이롭다 해롭다, 친하다 친하지 않다는 분별도 원래는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있어졌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 묘유와 진리 작용인 줄 알고 공부해서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공부인: 원래는 따돌림 당한다는 분별이 없건마는 경계를 따라 묘하게 분별이 있어졌다는 것을 아니, H차장이나 어색한 동료들과 만나면 공부삼아 더 살갑게 대할 수도 있고, 어색할 때는 어색한 분위기도 공부 삼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화훈련부

[2019년 11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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