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길튼 교무

[원불교신문=방길튼 교무] 소태산 대종사는 ‘교법의 총설’에서 교법의 지침을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자는 것”이라 밝히며 그 방법은 일원상을 신앙의 대상과 수행의 표본으로 모시고 사은과 삼학을 신앙 수행의 강령으로 정하여 모든 종교의 교지도 통합활용하는 것이라 한다.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일원상에 근원해야 한다. 일원상은 우주만유의 본원이요 제불제성의 심인으로, 우주만유를 직면하고 있는 두렷하고 텅 빈 당처이며 제불제성이 현시(顯示)하고 있는 고스란히 온전한 원래 마음이다. 이같이 두렷하고 텅 빈 일원상에 근원해 천지·부모·동포·법률의 사은을 드러내고, 온전한 일원상에 바탕해 수양·연구·취사의 삼학을 발현할 때가 곧 광대한 신자요 원만한 신자이다.

소태산 대종사는 일원상의 사례를 들어 국한을 벗어나 ‘광활한 천지’를 구경하라 한다. 광활한 천지는 한 번 마음을 옮기어 널리 살피는 데에 있는 자리로, 본래 착(着) 없는 일원상에서 드러나는 천지이다. 이처럼 착심과 편심이 없는 광활한 천지의 시야로 살펴서, 자기하는 일에만 고집해 자기 집 풍속에만 성습되지 말며, 다른 일을 비방하고 다른 집 풍속을 배척해 한 편에 떨어지지 말라는 것이다. 본래 원만한 큰살림을 편벽되게 가르며, 무량한 큰 법을 조각조각 나누지 말라는 것이다 (<대종경> 불지품 21장).

이렇게 편착이 없는 광활한 천지의 안목으로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낮은 것은 낮은 대로 경우에 따라 그곳에 마땅하게만 이용해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나의 이용물이요 옹호기관이 되게 즉 은혜가 되게 하라는 것이다. 한 편만 보아서 자기가 바라고 구하는 외에는 모든 것이 다 쓸데없다는 편협하고 우치한 소견을 버리라는 것이다 (<대종경> 불지품 22장). 또한 광활한 천지에 들면 모든 종교의 근본원리가 본래 하나인 제불제성의 심인 자리가 드러나서 서로 융통케 되는 것이다. 

소태산은 예수교 장로인 조송광과의 첫 대면에서 ‘예수의 심통제자’가 되라 일러주어 종교의 벽을 허물고 광활한 천지에 들게 한다. 이후 제자 되기를 청하니 “나의 제자가 된 후라도 하나님을 신봉하는 마음이 더 두터워져야 나의 참된 제자니라” (<대종경> 전망품 14장)며 종교의 간격이 타파된 광대하고 원만한 자리로 인도한다. 또한 과거 불교를 예로 들면 출세간 생활에 치중돼 있기에 일반 신자는 부처님의 직통 제자나 불가의 조상으로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재가출가에 있어 주객의 차별 없이 공부와 사업의 등위만 따르고 수도와 생활과 직업이 둘이 아니게 하라는 것이다 (<대종경> 서품 18장). 소태산은 한 편에 착하는 편착심을 없게해 일원상 같이 광대하고 원만한 큰살림으로 안내한 것이다.

결국 원래 착 없는 일원상에 기반한 사은과 삼학으로 신앙 수행하여 모든 가르침과 제도와 생활을 융통하고 원활하게 하는 ‘광대하고 원만한 종교의 신자’가 되자는 것이 곧 소태산의 교법 지향이다.

/나주교당

[2019년 11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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