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김계현 교무] 올해 전산종법사는 상시훈련을 강조 하는 해로 삼았다. 불목교당에 발령받고 가장 먼저 법회 시간에 시행한 것이 바로 훈련이다. ‘대종사가 밝힌 이 만고대법을 교도들에게, 각자 근기에 맞게 전할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불목교당 교화의 숙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로 훈련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2주 단계별 훈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교도님들에게 맞춤형 훈련법회를 시행했다. 법당에서의 예절, 법회식순, 불전도구 실습, 4축2재의 의미와 진행방법, 경문과 주문 그리고 독경, 교도 4종의무, 원불교 경전의 구성, 대종사 십상을 통한 변천사, 원불교의 신앙과 수행 전반에 걸쳐 부담스럽지 않는 가운데 함께 동참하며 실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매주 맞춤형 훈련을 마치고 교단 100주년 대적공실과 <대종경> 성리품을 중심으로 성리 설교를 2년간 함께 공부하며 성리의 방향을 잡아 보았고, 지난해 1년간 일원상의 진리를 생활속에서 찾아 보자라는 취지로 함께 공부했다. 우리들의 신앙처가 바로 일원상인데 이 일원상과 나와의 관계가 연결되지 않는다면 신앙의 문을 열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신앙의 문을 열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5월부터 셋째주 법회는 교도들에게 강연을 시작하게 했다. 교도들에게 단상은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자리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교도 한분 한분이 교무가 생각하는 그 이상의 교리해석을 해 나가는 것을 보고 ‘아하! 저분들이 바로 지금 주인공의 삶을 살고 있구나! 법열로 깨달음의 환희를 느끼고 있구나’하고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자신의 삶에서 깨달은 바를 교리와 접목해 거친 삶속에서 녹여낸 여의주 같은 법문은 그 어떤 법문보다 더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처음 발령받고 법회시간 시작에서 끝 마무리까지 교무가 다 했었는데 지금은 교도들이 사회에서 강연까지 이뤄지고 교무는 설교만 하면 되니, 훈련의 힘이 이렇게 크고 위대한 것을 실지 경험하고 있다. 세세곡절 굳이 교무가 나설 필요가 없다.

법인성사 100주년을 맞아 6월 근원성지인 영산성지순례를 가고, 올 때에도 교도들이 모든 것을 기획하고 진행했으며 교무는 그냥 따라갔다 왔다. 

너무도 즐겁다! 너무나도 기쁘다! 점점 출가가 설 자리와 해야 할 일들을 재가들이 스스로 교당의 주인공이 되어 각자 자리를 지키며 그 성업과 과업을 성취하고 있으니 이 보다 더 행복한 일이 어디 있을까. 대종사가 밝혀준 재가출가가 둘 아닌 용화회상이 지금 불목리 언덕에서 펼쳐지고 있다. 교도 한분 한분 깨달음의 소리가 툭툭 불거지고 행복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불목교당. 오늘도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일원상을 둥글게 둥글게 굴리며 저 아래에서부터 불목리 언덕으로 어울렁 더울렁 춤추며 모여 들고 있다.

[2019년 11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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