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들 서로를 향한 열린 만남
성숙한 신앙인 되는 수행의 과정
완성도 높아져 대중에게 확산되길

김동균 목사

[원불교신문=김동균 목사] “우리 이웃종교들이 연합으로 수련회를 같이 해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한 번 해보죠? 뭐 못 할게 있나요?”

작은자공동체교회에서 2011년부터 ‘이웃종교와 함께하는 성탄예배’를 시작 한 후, 3년 째 격월로 맨하탄 조계사의 도암 스님, 맨하탄 성당의 안드레아 신부님, 하상 수녀, 뉴욕교당의 양상덕·박유정·이법광·조예현 교무님과 이웃종교 교직자모임을 해 오던 2014년 봄 어느 모임 날, 개신교 목사로서 막연히 꿈꿔왔던 종교간 연합수련회에 대한 희망을 농담 반 진담 반 꺼내자 성직자 중 한 분이 너무도 쉽게 해 보자고 했다. 순간, 극복해야 할 어려움들에 대한 염려가 떠올랐지만 드디어 연합수련회를 해 보게 되는 건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다. 

연합수련회 준비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기 위해 성직자들에게 미리 현실적 어려움의 예들을 나열해 봤다. 개신교 내에서도 다른 교단들 사이의 연합수련회는 각 교단의 교리 차이로 인해 단일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했다. 하물며 종단이 다른 불교,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가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지 예상해야 했다. 그리고 세계 어느 곳에서도 종교간 연합수련회 프로그램 샘플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없고 단지 있다면 이웃종교 체험 혹은 명상 프로그램 정도였다. 그러나 모두들 난관을 극복하자며 설레는 의기투합을 했고, 4개종단 청년모임 임원들과 함께 구체적 준비를 시작했다.

우리는 연합수련회 취지를 “이웃 종교인들이 서로를 향한 열린 만남 가운데 이웃종교의 신앙과 수행을 경험하고 배우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이웃종교에 대해 더 깊은 이해와 자신의 종교와 신앙을 새로운 시각에서 성찰하여 깨달음을 얻고자 한다. 이는 성숙한 구도인, 신앙인이 되는 수행의 과정이 될 것이다”고 정의했다. 그렇게 2014년 여름에 시작된 이웃종교연합수련회는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다행히 높은 편이나 프로그램 완성도는 여전히 낮았다. 하지만 해를 거듭 할수록 프로그램 구성이 짜임새 있어지고 내용도 충실해지고 있다. 그 중 연합수련회의 취지를 잘 살리고 있는 프로그램은 ‘달마-로고스 담화(Dharma & Logos Talk)’이다. 

매년 연합수련회 개최 두 달 전부터 청년들은 토론을 통해 수련회 화두를 정하고 그 주제를 기초해 삶과 직접 연관된 질문들을 만든다. 성직자들도 화두와 연관된 자기 종단의 경전 구절 
5개를 찾아내 프로그램북에 질문과 함께 병렬 소개했다. 

수련회에서 각 종단이 섞인 조를 편성하고 조별로 질문을 선택해 각 종단 교직자들을 순회하며 동일한 질문을 하고 성직자들은 제시한 경전 내용을 근거해 각기 다른 어휘와 개념으로 답변을 했다. 이를 통해 각 종교의 신앙과 수행의 깊이와 지혜를 공감하게 됐고 종교간 우월, 차별, 배타, 갈등이 얼마나 무의미한가를 한 자리에서 경험하게 됐다. 이웃종교의 영적문화에 대해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된 것이다.

6년 째 이웃종교연합수련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참여하는 성직자들과 특히 원다르마센터 김효철 교무님, 그리고 종교연합(UR, United Religion)의 적극적 실천, 도착 순간 명상으로 이끄는 원다르마센터의 수려하고 평화로운 풍광 및 훌륭한 시설에 있다. 희망하기는 이웃종교 연합수련회의 완성도가 높아져 일반 대중에게 개방 되고 취지가 확산돼 여러 곳에서 이 프로그램을 공유하게 되는 날이 가까워지길 염원한다.

/맨하탄작은자공동체교회

[2019년 12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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