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본지 사설은 출가교화단 총단회 시 전산종법사가 강조한 전임 경산 종법사의 원불교100주년 이후의 과제 네 가지를 차례로 다루고 있다. 

네 가지는 훈련 강화, 교화 다변화, 인재발굴 육성, 세계교화 개척이다. 지금 생각해도 이 네 가지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교단의 미래를 열어가기 힘들어 보인다. 특히 인재발굴과 육성의 문제는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급감하는 전무출신 지원자 수는 인재발굴과 육성에 대한 다급함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경산종법사는 법문을 통해서 크게 두 가지 주문을 하고 있다. 첫째는 재가교도의 활용이다. 특신급 이상의 신심 있고 교화력 있는 인재를 활용하라는 것. 기간제 전문출신 제도 등을 잘 활용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둘째는 ‘현재 있는 인재’의 후생복지를 향상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미 있는 인재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게 된다는 우려를 전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경산종법사는 원무 500명을 양성하라는 부촉의 말씀을 거듭했다. 그런데도 이런저런 이유로 흐지부지되었다. 교화단장 훈련 강화와 양성도 반짝 추진되었을 뿐이다. 교단 최초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학습시스템으로 운영한 교화단큰학교의 의미 있는 시도는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재가교역자 양성에 도움을 주기 위해 추진했던 원광디지털대학교의 원불교학과도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설립이 1년 정도 지체되었다. 다행히 설립 후 근래에 보기 드문 성공을 이뤄냈는데 이는 대학교라는 시스템이 뒷받침해 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교단에는 특신급이 아니라 법강항마위 이상의 재가교도가 수천 명이다. 몇 가지 규정만 고쳐도 500명의 원무는 바로 배출할 수 있다. 교정원에서 손을 놓은 단장훈련은 교구나 교당에서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양질의 프로그램과 콘텐츠는 누가 생산하고 있는지, 훈련 지도자는 양성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원광디지털대학교의 놀라운 성과는 현장 교화와 어떻게 연계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전무출신의 후생복지 역시 마찬가지이다. 거창한 제도를 시행하기 전에 현재 전무출신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애로와 고충을 귀담아듣고 그 해결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특히 젊은 전무출신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일터를 떠나는 전무출신들이 정말 일하기 싫어서 떠날까. 그들의 속내를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일까. 잠시 멈춰서 우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전무출신들의 모든 욕구를 다 충족시키라는 말이 아니다. 그들의 깊은 고민을 헤아리고 거기에 진심 어린 불공을 해야 할 때이다. 재가든 출가든 우리는 서로를 부처님으로 모시고 불공해야 한다. 사람 귀한 줄 아는 조직이 성과도 좋은 법이다.

[2019년 12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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