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원로교무

[원불교신문=오광익 원로교무] 장재(張載)의 〈서명(西銘)〉에 “하늘은 아버지라 칭하고 땅은 어머니라 부르니라”고 했다. 곧 천부지모(天父地母)이다. 다시 말하면 천부지재(天覆地載)하야 만물을 생이육지(生而育之)를 하기 때문에 하늘땅이 능히 부모가 된다는 의미이다. 즉 만물을 봄에는 낳고 여름에는 기르며 가을에는 거두고 겨울에는 갈무리(春生夏長秋收冬藏)를 하는 과정이 부모가 자식을 키우는 과정과 조금도 다름이 없다.

또한 한의 동중서(董仲舒)는 “도의 큰 근원은 하늘에서 나왔느니라”고 했다. 유가나 도가에서 말하는 무극(無極)이나 태극(太極), 자연이나 도의 근원이 되는 것이 곧 하늘이라는 의미이다. 또한 장자(莊子)는 <천지(天地)>에서 “하늘땅이 비록 크지만 그 변화는 균등하니라” 했다. 곧 하늘땅이 만물을 안아 기르지만 차등하지 않고 고르게 생육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백(李白)은 <산중문답(山中問答)>에서 “나에게 어찌하여 푸른 산에 깃들었냐 물으면 웃으며 대답하지 않지만 마음 저절로 한가롭네. 복사꽃은 물에 흘러서 아득히 가니 인간 세상 아닌 특별히 있는 천지여라.”

또한 <순자(荀子)>·천론(天論)에는 “별이 떨어지고 나무가 울리면 나라 사람들은 다 두려워하며 무슨 일인가하지만 아무 일도 없는 것이니 이는 천지와 음양의 변화이요 사물이 드물게 이르는 것이니 괴상하다고는 하지만 두려울 것은 아니라.”

위에서 천지에 대한 몇 가지 예를 들어 봤다.

그러나 대종사는 천지에는 “여덟 가지 도”가 있다고 함은 특기할 만한 사항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즉 ‘천지의 도는 지극히 밝은 것이며, 지극히 정성(精誠)한 것이며, 지극히 공정(公正)한 것이며, 순리자연(順理自然)한 것이며, 광대무량(廣大無量)한 것이며, 영원불멸(永遠不滅)한 것이며, 길흉(吉凶)이 없는 것이며, 응용(應用)에 무념(無念)한 것이니, 만물은 이 대도(大道)가 유행되어 대덕(大德)이 나타나는 가운데 그 생명을 지속하며 그 형각(形殼)을 보존하나니라’고 밝히고 있다. 또한 ‘변의품’ 1장에서 ‘천지에는 식(識)이 있지만 이 천지의 식은 사람의 희·로·애·락과는 같지 않은 식이니 곧 무념 가운데 행하는 식이며 상 없는 가운데 나타나는 식이며 공정하고 원만하여 사사가 없는 식이라 … 천지의 식을 체 받은 사람은 무량 청정한 식을 얻어 천지의 위력을 능히 임의로 시행하기도 한다.’

송(頌)하기를
천지무비부(天地無非父) 천지는 부모 아님이 없는 것으로
흉회비불생(胸懷匪不生) 가슴에 품어 살리지 않음이 없어라
아사언팔도(我師言八道) 우리 스승 여덟 가지 도 말씀했으니
자복득청명(自復得淸明) 스스로 돌아가면 맑고 밝음 얻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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