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김용옥 교수
명절대재 맞아 영모묘원 방문

도올 김용옥 교수가 이선종·김혜봉·김성효 교무에게 전무출신 자연장 묘역의 숭고한 정신을 기린 시문을 설명하고  모든 이들이 소태산 대종사의 정신개벽 운동에 합력할 것을 기원했다.

[원불교신문=안세명] 도올 김용옥 교수가 명절대재를 맞아 영모묘원(원장 이현덕)을 방문, 심향일주(心香一炷)를 올렸다. 도올 교수는 원기99년(2014) 5월 전무출신 자연장 묘역에 ‘식운릉(息韵陵)’이라는 표지석을 세우고 전무출신의 고결한 삶을 추모하는 시문을 올린 바 있다.

그는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수학시절 6년간 익산에 머물며 원불교 교무들의 숭고함에 깊은 교감을 가졌다”며 “전무출신 묘역에 헌시를 올리게 된 것은 내 인생의 가장 거룩한 일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금 이 순간 가슴에 맺히는 것은 내가 죽을 때까지 이 분들과 같이 깨끗하고 고결하게 사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죄를 지으면 전무출신들의 삶에 누가 될 수 있으니 항상 도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이 내 안에 있다”고 인생의 지표가 되고 있음을 토로했다.

도올 교수는 식운릉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식(息)이란 휴식한다는 뜻과 번창한다는 상반된 뜻을 내포하고 있다”며 “왕필(王弼)이 ‘숭본이식말(崇本而息末)’, 근본을 존중함으로써 말초까지 다 번식하게 한다는 뜻으로 쉼은 곧 번영이며 삼국유사에는 출가자를 식심(息心)이라 했다”고 부연했다. 또한 “운(韵)은 사혁(謝赫)이 말한 기운생동(氣韻生動)하는 우주의 리듬을 뜻한다”며 “식운이란 영원히 창조적인 천지은의 기운 속에 쉼으로써 후세의 번영을 기약한다”고 함의를 설명했다. 덧붙여 “능(陵)은 언덕 또는 무덤의 의미도 있지만 ‘뛰어넘는다’는 초월의 의미가 있는바 ‘식운릉’은 안식하는 자들의 삶의 고락으로 인하여 이 땅의 후손들이 길이길이 번창하는 염원이 담겨있다”고 첨언했다.

이선종 원로교무는 “대산종사의 유시와 여성 원로교무들의 염원으로 전무출신 자연장 묘역을 추진했다”며 “일생을 감사와 보은, 무아봉공으로 헌신한 공도자들의 삶이 이곳에 모셔져 있음을 후세는 기억하게 될 것이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 원로교무는 “도올 선생의 시문을 읽으며 많은 이들에게 전무출신의 무아적 삶이 계승되고, 교역자 스스로 정신개벽의 사표로서 자부심이 충만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도올 교수는 “공도사업에 헌신한 전무출신들의 생애를 내 인생의 궤적으로 이어가고 싶다”며 “천지은의 기운생동함은 영원성과 창조성을 겸비한 대종사의 정신개벽을 상징하며 원불교 교운의 융창을 뜻한다”고 화답했다.

함께 동행한 김일중 작곡가는 “아버지가 지은 시문을 음악으로 승화시켜 전무출신의 이타적 삶을 기리고 싶다”며 입묘시 축원송으로 연주할 수 있도록 음원 제작 의지를 밝혔다. 그는 서울대학교 작곡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불교 의식음악인 범패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 중에 있으며, 원광디지털대학교 교가를 작곡한 바 있다.

이번 도올 교수 방문에는 이선종 은덕문화원 교령과 김혜봉 국제마음훈련원 교령, 김성효 수위단회 중앙단원이 함께했다.

도올 김용옥 교수는 명절대재를 맞아 6년 만에 영모묘원을 찾았다. 그는 식운릉의 의미를 새기며 이 땅의 후손들이 전무출신의 공도정신을 체 받기를 염원했다.
영모묘원 전무출신 자연장 묘역은  법타원 김이현 종사 입묘를 시작으로 조성됐으며, 원불교를 대표하는 추모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름 한 점 없는 저 푸른 하늘처럼 그곳을 소리 없이 헤쳐 가는 파랑새처럼 일원상 하나됨  위해 우리는 부끄럼 없이 살았다. 매일 새벽 먼동 틀 때 꼬까옷 처음 입는 소녀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머리 쪽찌고 옷깃 여미며 대각의 나날 위해 줄달음쳤다. 깨달음이란 영원히 산자 스스로의 것. 그 밭을 일구기 위해 우리는 땀을 흘렸다. 평화와 건강과 해탈이 이 땅 위에 피어나도록 이랑마다 고랑마다 씨를 뿌렸다. 육신의 업 스러질 때 진리의 평온함이 모든 이의 가슴을 감싸도록 그렇게 빌며 천지은 속에 잠드노라.” -전무출신 자연장 묘역에 새겨진 시문-
 

[2019년 12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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