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단회 시 전산종법사가 반복해 강조한 원기101년 경산종법사의 부촉 네 가지 중 훈련 강화, 교화 다변화, 인재 발굴 육성에 이어 끝으로 세계교화 개척에 대해 살펴보자. 경산종법사는 당시 법문에서 먼저 개척 정신을 언급했다. 우리가 안이해진 것 같다고 경책하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세계 교화 개척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또한 세계의 여러 문제에 대해 소태산 대종사의 교법으로 대응하여 정신문명과 과학문명이 어우러진 제3의 새 문명세계를 만들자고 했다. 교법정신의 세계화로 우리가 이 일에 앞장서 결복교운을 활짝 열어가는 주역이 되기를 부촉했다.

현재 우리 교단은 해외 교당수 66개, 기관수 33개에 이른다. 해외 출가교역자의 수는 124명에 달한다. 짧은 역사에 비해 놀라운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교단이 결실기를 지나서 결복기로 나아가고 있다는 전산종법사의 선언도 남보다 먼저 세계로 달려간 그들과 재가 교도들의 혈심어린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회상의 목적은 처음부터 한 지방, 한 국가에 국한 된 것이 아니었다. 물질개벽 시대에 고통 받는 일체 중생의 구원을 지향했다. 세계 교화 개척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교단 지향의 재확인일 뿐이다. 세계를 향한 발걸음을 더욱 힘차게 내딛어야 한다.

주제와 관련해서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세계 교화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큰 정책 방향이 필요하다. 향후 몇 년간 몇 명의 교역자를 해외로 보내고 몇 곳에 새로운 교화장을 개척할 것인지 면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국내와 해외의 자원 배분은 적절한지 그리고 그 기준은 무엇인지까지도 명확해야 한다. 자력이 부족한 해외 교당에 대한 지원은 언제까지 계속되어야 하는지도 짚어보아야 한다. 2018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이 약 236만 명을 넘었다. 약100명 가운데 4.5명이 외국인인 셈이다. 이들을 위한 교당을 교구별로 1개 정도씩 운영할 수는 없을까.

여기에 근무하는 교화자들이 합력한다면 콘텐츠 개발은 물론 정책 개발도 가능하고, 해외 교당과의 연계 효과도 매우 클 것이다. 국내 외국인 교화를 염원했던 경산상사의 경륜을 뒤늦게나마 실행하기를 바란다. 국내에서 세계 교화를 견인할 수 있는 방안들을 최대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인연따라 해외 교당을 설립하던 관행은 체계적인 연구와 준비에 따른 효과적인 개척으로 바뀌어야 한다.

무엇이 세계 교화 개척일까. 소태산 대종사의 자비심으로 세상의 천만 경계에 온전히 응하는 것이 아닐까. 세상 사람들과 창생의 고통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고 처음 맞닥뜨리는 낯선 문제들에 답해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국내 교화나 세계 교화가 다르지 않다.

[2019년 12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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