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신문=오덕진 교무] 소태산 대종사께서 가르쳐주신 마음을 사용하는 방법은 각자의 근기와 경우에 따라 각각 그에 맞는 법으로 마음 기틀을 계발하는 공부입니다.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내 마음으로 공부하고 일일이 문답하고 지도인에게 감정과 해오를 얻으며, 내 삶을 산 경전과 큰 경전으로 삼는 공부이기에 대종사께서는 우리의 공부는 맞춤복이라고 하셨습니다. 

▷공부인: <성경>, <불경>과 다양한 명상서적은 감성적으로 접근해서 좋아요. 정산종사께서는 <정전>이 교리의 원강을 밝혀주신 ‘원(元)’의 경전이라고 하셨지만(<정산종사법어> 경의편 1장) 지나치게 체계적이고 조목을 나열하는 방식이라 딱딱합니다.

▶지도인: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선원 대중에게 여기서 무엇을 배우느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는지 물으시고, 자신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 작용하는 법을 가르친다”고 하셨습니다(<대종경> 교의품 29장). <정전>은 소태산 대종사께서 ‘마음 작용하는 법(用心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신 것입니다. 따라서 <정전>을 실제 자신의 마음을 작용할 때 ‘응용’하지 않고 이론적으로만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묘미를 느낄 수 없습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 남겨주신 <정전>은 마음을 작용하는 원리와 원론입니다. 원리나 원론을 아무리 많이 알고, 외운다 해도 실제 자신의 삶에 응용하지 않는다면 별 소용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스마트폰이라도 사용자가 활용하고 응용하는 능력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과 같아요. 스마트폰을 통화와 문자, 시계 정도로 활용할 수도 있고, MP3·게임기·문서편집·영상편집·SNS 등 취미와 소통, 업무의 도구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옳고 그르고의 문제는 아닙니다. 다 자기 공부 정도에서 100%이니까요. 

“경전은 우리의 지정 교서와 참고 경전 등을 이름이니, 이는 공부인으로 하여금 그 공부하는 방향로를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정전> 정기훈련법). ‘많이, 열심히’보다 방향로(개념, 목적)가 중요한데, 경전에서 공부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항상 그 공부의 방향로를 대조할 수 있는 거죠. 특히 <정전>은 마음을 작용하는 원리이니 경계를 대해서 어떻게 마음을 작용해야 하는지 궁금할 때 그 방법을 찾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전>의 모든 제목에 ‘용심법’을 붙이면 소태산 대종사께서 목적한 <정전> 사용법을 잊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용심법’ 개교의 동기, ‘용심법’ 교법의 총설, ‘용심법’ 일원상의 진리, ‘용심법’ 일원상의 신앙, ‘용심법’ 일원상의 수행, ‘용심법’ 일원상 서원문, ‘용심법’ 일원상 법어, ‘용심법’ 게송 등. 특히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정전> 수행편에 대부분 ‘~법’이라고 하셨습니다.

일상 수행의 요법, 정기 훈련법, 상시 훈련법, 염불법, 좌선법, 일기법, 무시선법, 불공하는 법 등. ‘~법’이라고 붙이지 않는 것도 모두 경계를 대해 마음 작용하는 방법들을 밝혀주셨습니다. ‘심고와 기도’에서 난경을 당할 때 순경될 심고와 혹은 설명기도를 올리는 것이라는 걸 대조할 수 있는 것처럼요. 정산종사께서 “정전을 항상 염두에 두고 모든 학설을 연마하면 교리에 더욱 밝아질 것이요, 그렇지 아니하고 학설만 들으면 머리만 산란하리라”(<정산종사법어> 권도편 35장)하신 이유도 공부의 방향로를 <정전>에서 찾고 응용하도록 당부하신 것 같습니다. 

[2019년 12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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