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일기 통해 한 주 점검
교법에 충실하면 생활 변화돼

양도인 교도

[원불교신문=양도인 교도] 간단히 나의 평일 일과를 이야기해 보자면, 아침 심고와 버스에서의 짧은 단전주로 하루를 시작한다. 회사라는 보은의 터전으로 출근해서 다양한 경계 속에서 열심히 일을 한다. 퇴근 후 취미활동을 하기도 하고 휴식을 갖기도 한다. 저녁 심고와 10분간 좌선, 교전봉독, 일기 기재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이렇게 평범한 일과를 유지하는 것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쉽지 않다. 정말 짧은 수양도 매일 꾸준히 일과 속에서 유지하는 것은 해보니 쉽지 않다. 저녁에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잠깐 봐야지 하다가 시간이 훌쩍 가있어서 수양이 뒤로 밀리거나 수면 시간이 줄어들기 십상이다. 

함께 공부하는 청년들이 나에게 좋은 타력이 되어준다. 교화단별로 수양회를 하고 있어서 수양을 한 청년들은 교화단 카톡방에 그 날 자기가 한 수양 내용과 감상을 저녁이나 아침에 공유한다. 누군가가 마음이 풀어져서 수양에 게을러지면, 또 누군가는 수양에 꾸준하다. 이렇게 꾸준히 하는 단원들을 보면서 풀어졌던 마음을 다잡고 함께 하게 된다. 

나의 평일 일과 중에서 특별한 일정이 추가된 하루가 있다. 매주 수요일 저녁에는 퇴근 후 수요마음공부방에 참석해서 교법에 대한 심화공부를 한다. 법(法)이 빠지고 정(情)만으로 교당을 다니는 청년들이 결국은 오래 다니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을 많이 봐왔다. 안암교당에서는 정말 감사하게도 매주 수요공부방을 통해 교리에 대한 심화 기회를 열어줬다. 가끔 회사 업무에 지쳐 나태한 마음이 올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소중한 기회를 감사히 알고 함께 참여하는 일반 교도들과 청년들이 나에게 타력이 되어준다.

나의 주말은 바쁘고 즐겁다. 토요일은 교당을 나가고, 일요일은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휴식을 취한다. 토요일은 오후 4시에 청년법회가 있다. 기도식과 설교가 기본이고, 매주 법회 주제가 정해져 있어서 거기에 따라 청년 교리강연이 있기도 하고, 수행법회가 있기도 하다. 법회 주제와 상관없이 청년들은 매주 법회가 끝나고 나면 단회를 한다. 단회에서는 상시일기를 통해 한 주간 살아온 것을 점검하고, 매주 한 명씩 돌아가면서 정기일기를 발표해 생활 속 공부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그리고 그 날 법회 주제 및 한 주간 생활에 대해 회화를 나눈다. 오히려 친구들과 나누는 이야기보다 더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것 같다. 고민이 있으면 거기에 대해 진심으로 공감하고 어떻게 하면 법 있게 해결할 것인지 함께 고민한다. 

함께 공부하는 교우들을 ‘도반’ 또는 ‘법연’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도반은 도(道)로써 사귄 동무라는 뜻이고, 법연은 대도정법을 함께 믿고 따르는 인연이라는 뜻이다. 도반이자 법연인 청년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소중하고 든든하고 즐겁다. 법회는 갈까 말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가는 것이다. 이제 내 삶 속의 당연한 일부가 됐다.  

청년회장을 맡으면서 청년교화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교화에 대해 막연히 걱정하고 어떤 이벤트나 행사를 마련하기 보다는 상시훈련과 정기훈련을 얼마나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가를 점검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태산 대종사가 가르친대로 교법의 기본에 충실하면 내 생활에 변화가 있게 되고 주변에도 감화가 있게 된다. 그것이 진정한 교화가 아닐까 한다. 

많은 청년들이 함께 진실된 공부를 통해 진급하고 보은하는 행복한 삶을 살아가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나부터 그러한 삶을 살아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안암교당

[2019년 12월20일자]

저작권자 © 원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