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는 모임 절실
일원상 딥러닝 프로그램 꿈꿔

김법광 교도

[원불교신문=김법광 교도] 나는 원불교가 무엇이며 심지어 그러한 종교가 있는지 조차 몰랐다. 워낙 역사와 종교에 관심이 없었다. 30대 어느 날 출퇴근 운전 중에 원음방송인지도 모르고 89.7 라디오 방송을 듣게 되었다. 매 정각마다 나오는 대종사와 정산종사 말씀이 고대부터 전해오는 명언 정도로만 알았다. 하지만 그 말씀이 내겐 큰 깨우침이었으며 결국 대종사의 가르침을 더 받고자 정릉교당에 입교를 하게 됐다. 내 주위에는 원불교 교도가 아무도 없었던 터라 생소하고 낯설었지만 교도들의 환대로 지금은 예회 사회도 보고 교당활동을 3개나 하고 있을 정도로 원불교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교당에 처음 발을 디뎠을 때의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젊은 사람은 거의 없었고 성가도 언제적 음율인지 깜짝 놀랐다. 하지만 대종사 말씀을 듣기 위해 온 터라 감내하기로 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지금은 너무나 친숙하고 자연스럽다. 교당에 다니면서 경전 연마할 기회가 생겼으며 일부는 체득하여 생활 속 취사공부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사업을 하면서 수많은 일을 경험한다. 특히 고객과 직원과의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대처가 가장 두드러진다. 해결하기 아주 어려운 문제가 발생할 때 문제를 문제로만 보면 해결하기 어렵다. 문제란 인과보응의 원리에 따른 중간 과정이라고 보면 어느덧 전체 중에 자연스레 발생된 것이며 목적을 향해가는 중 당연히 거처가야 할 과정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조금씩 양보하면 누구나 목적을 향해 가고 싶은 마음은 동일하기 때문에 원만히 해결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좋은 법을 어떻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줄 수 있을까? 대종사는 일찍이 처지와 발원에 따라 교화단을 구성했다. 나는 일원상연구회, 원경영인회, 원음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다. 교당 내에서는 젊은 부부단 모임인 마음지기 모임 활동을 한다. 모두 처지와 발원이 비슷하다. 아무리 좋은 법이라도 뜻이 같은 이들이 모여야 재미도 있고 시너지가 난다. 교당에서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모임을 전국으로 온·오프라인으로 확대한다면 심지어 비교도들의 참여도 가능하리라 본다.

경전연마와 수행의 목적은 분명하나 교당에 적응하지 못하고 교도와 친해지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게 된다. 하지만 웬만큼 큰 교당이 아니면 교당 내에서 별도의 모임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태극권 모임을 만든다고 하면 교당 내에 모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당과 지역을 벗어나서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고 교당에서는 이를 활성화 할 수 있도록 장소 제공과 다양한 프로그램 제작을 적극 권장했으면 한다.  

정릉교당의 경우 마음지기를 통해 젊은 부부들의 육아, 교육, 직장 등 서로 비슷한 문제들로 회화를 나누니 단기간에 친해지고 교당에 빨리 정착할 수 있었다. 만일 이러한 모임이 없었더라면 시간이 더 걸렸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원불교 입교 시 어색함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분명 다른 비교도들도 처음 원불교를 접할 때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으리라 본다. 아직은 생업에 쫓겨 가입한 단체에 적극적으로 활동은 못하지만 자녀들이 성장하고 좀 더 삶의 여유가 생긴다면 ‘일원상 딥러닝’, ‘양자역학 관점에서의 일원상’ 등의 모임을 만들어서 많은 비교도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일원상을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하는 흥미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

/정릉교당

[2019년 12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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