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익 원로교무

[원불교신문=오광익 원로교무] 첫째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친 형제를 말한다. 따라서 결의(結義)로 연결된 형제는 동포라고 할 수 없다. 한서·동방삭전(漢書·東方朔傳)에 “같은 포태의 무리(친형제)도 몸담아 살 곳이 없으니 그 연고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안사고는 주석에 소림을 인거하여 말하기를 ‘포의 음은 포태의 포로 친 형제를 말하는 것이라’(“同胞之徒 無所容居 其故何也?” 顔師古注引蘇林 曰 ‘胞音胞胎之胞也 言親兄弟’)”라고 했다. 즉 동포는 동일한 부모에게서 몸을 받은 형제자매라고 규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둘째 같은 국가의 국민이다. 설사 이국에 산다고 할지라도 원래의 국민이라면 동포가 될 수 있다. 셋째 동일한 민족을 말한다. 즉 동일한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민족이라면 모두 동포라하는 것으로 국민을 동포라하는 범주보다 더 넓게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송 장재(北宋 張戴)는 서명(西銘)에 “백성은 나의 동포(형제)이요 만물은 나와 함께 하니라(民 吾同胞 物 吾與也)”라고 하여 사람을 비롯한 삼라만상까지 동포의 범주에 넣고 있다.

필자가 글 하나를 지었다. “무릇 가족(형제)을 동포로 삼는 사람이 있고, 또한 동종을 동포로 삼는 사람이 있으며, 또한 나라 사람을 동포로 삼는 사람이 있고, 또한 세계 사람을 동포로 삼는 사람이 있으며, 또한 생령을 동포로 삼는 사람이 있고, 또한 만유를 동포로 삼는 사람이 있으며, 또한 하늘땅을 동포로 삼는 사람이 있고, 또한 우주를 동포로 삼는 사람이 있다(凡有家族爲同胞之人하고 又有同宗爲同胞之人하며 又有國人爲同胞之人하고 又有世人爲同胞之人하며 又有生靈爲同胞之人하고 又有萬有爲同胞之人하며 又有乾坤爲同胞之人하고 又有宇宙爲同胞之人也라).” 

동포의 범위는 사람만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늘땅과 더 나아가서는 우주까지도 그 범주에 넣어야 한다. 이러하면 유형·무형이든, 유생·무생이든, 유위·무위이든, 유물·무물이든 간에 동포 아님이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어린 아이가 어머니라는 포태 안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한 것처럼 우주 안에 모든 것들이 안주를 할 때 가장 아름다운 동포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일원의 진리 안에 들어있는 모두가 동포이다. 즉 일원의 진리가 울타리가 되어 그 안에 들어있는 삼라만상은 물론이지만 천지, 우주까지도 이 범주에 들어가기 때문에 동포가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송(頌)하기를
동포형제위(同胞兄弟謂)  동포는 형제를 이름이요
만물역여사(萬物亦如斯)  만물도 또한 이와 같음이라
원리중개유(圓理中皆有)  둥근 진리 가운데 다 있으니
공태불소리(共胎不所離)  같은 태반으로 떠난 바 없네.

/중앙남자원로수양원

[2019년 12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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