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윤 교무

[원불교신문=최정윤 교무] 올 한 해도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86,400초를 나는 과연 어떻게 사용했는가 되돌아본다. 누구나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공부를 한 후에 기질변화가 어느 정도 되었는가를 대조할 것이다. 100여 년 전 소태산 대종사는 『불법연구회통치조단규약』에 단원의 신분검사 보고 용지를 만들어 6개월에 한번씩 자신의 공부정도를 기재하여 결산하도록 했다. 원기104년 전산종법사는 재가출가 전 교도들에게 ‘마음을 잘 씁시다’ 법문으로 생활 속 공부표준을 명료하게 밝혀줬다. 

생각해보면 그 어느 해보다 마음에 공들였던 시간들이었다. 한 사람의 정성스러운 삶은 다른 사람의 삶에 영원히 살아있게 됨을 알기에 순간순간 어떻게 마음을 잘 쓸것인가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오랫동안 잘 수행하는 사람은 자성을 떠나지 아니한다하였으니 그것이 무슨 뜻인가를 화두로 삼아온 나에게 있어서는 더 더욱 마음을 잘 챙겨서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하는 공부를 쉽게 할수 있도록 해줬다.

어느 날 소태산 대종사는 제자들에게 “세상 만사가 다 뜻대로 만족하기를 구하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고 천만 년의 영화를 누리려는 사람같이 어리석나니 크게 주의하라” 당부한다. 그러나 지혜 있는 사람은 세상을 살아 가는 데 십분의 육만 뜻에 맞으면 그에 만족하고 감사를 느끼며 또한 십분이 다 뜻에 맞을지라도 그 만족한 일을 혼자 차지하지 아니하고 세상과 같이 나누어 즐기므로, 그로 인하여 재앙을 당하지 않을뿐더러 복이 항상 무궁하게 됨을 밝혀줬다. 그래서 정산종사는 범부가 변하여 부처가 될 때까지 각자 각자가 하나하나 실지의 공을 쌓아야만 성불제중의 큰 인격을 이루게 됨을 강조했다. 이에 대산종사는 “대종사의 28년간의 설법을 몰아말하면 용심법이니 이 용심법은 결국 마음을 잘 쓰라는 것이므로 유무념 대조에 정성을 다해서 마음을 바르게 잘 쓰라”라고 당부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유무념 대조로 10년을 정진적공하면 자기가 알고, 30년을 정진적공하면 다른 사람이 알고, 50년을 정진적공하면 하늘이 알게되는 것이니 결국 일생뿐 아니라 영생을 통해서 이 공부를 하고 또 해야 하는 것이다. 

정산종사는 명예·지위·권리를 도(道)로써 구하면 죄도 짓지 않는 동시에 그것으로 복을 더 짓게 되며, 내가 응당히 수용할만 하고 그 자리에 앉을만 하여도 사양하고 수용치 아니하면 이것이 또한 숨은 복으로 쌓이게 됨을 깨우쳐 알도록 가르쳐 줬다. 그러므로 우리 공부인들은 매양 자신의 처지를 잘 살펴서 오직 대의에 따라 그 위를 얻고, 얻은 후에는 그 권리를 독차지 아니하고 아껴써서 그 위가 길이 길이 안보되도록 해야한다. 

『정산종사법어』 무본편을 공부하면서 본질이 곧 태도요, 이 태도가 곧 실력임을 확실하게 깨쳐 알게 되었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 

/원광보건대학

[2019년 12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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