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잇고~렛잇고(Let it go)” 5년만에 다시 찾아온 겨울왕국 열풍. 개봉 25일만에 1200만 관객을 기록한 겨울왕국2는 전세계 수익 10억 달러, 25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흥행의 요인으로는 어른 관객뿐 아니라 삼삼오오 부모와 함께 영화관을 방문하는 어린이들의 영향도 있을 터. 영화관은 어린이 관객의 효과를 놓칠세라 상영관 곳곳에서 엘사 드레스, 올라프 인형 등의 기념품(굿즈) 판매에도 열을 올린다. 입구에서부터 어린 아이들로 북적이는 겨울왕국2는 최근 뜻밖의 논란에 휩싸였다. 

그것은 바로 어린이들의 출입을 제한하는 상영관인노키즈(NO KIDS)관이다. “같은 돈을 주고 영화를 보는데 왜 내가 아이들 때문에 관람에 방해를 받아야 하는가”라는 의견이 온라인과 SNS를 통해 퍼져나갔고, 아이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일부 부모들을 ‘맘충, 파파충’으로 비난하며 노키즈관 설치 주장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이것은 비단 노키즈관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청소년의 출입제한을 둔 ‘노유스존’, 카페 내에서 공부를 하지 못하게 하는 ‘노스터디존’, 49세 이상의 중장년층의 출입을 제한한 ‘노아재존’, 유튜버들의 출입을 제한한 ‘노튜버존’ 등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 풍토가 만연하다. 결국 이 문제는 나라에서 나섰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노 키즈’의 방침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행위”라며 앞으로 13세 이하 아동을 이용대상에서 배제하지 말 것을 권고한 것이다. 이미 ‘차별’이라고 판결이 났지만, 겨울왕국2의 노키즈관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니, 아이러니하다. 

대종사는 “지금 세상은 전에 없던 문명한 시대가 되었다 하나 우리는 한갓 그 밖으로 찬란하고 편리한 물질 문명에만 도취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그에 따르는 결함과 장래의 영향이 어떠할 것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니, 지금 세상은 밖으로 문명의 도수가 한층 나아갈수록 안으로 병맥(病脈)의 근원이 깊어져서 이것을 이대로 놓아 두다가는 장차 구하지 못할 위경에 빠지게 될지라… 서로 자기의 잘못은 알지 못하고 저 편의 잘못만 살피며, 남에게 은혜 입은 것은 알지 못하고 나의 은혜 입힌 것만을 생각하여, 서로서로 미워하고 원망함으로써 크고 작은 싸움이 그칠 날이 없나니, 이것이 곧 큰 병이다”라고 말했다.(『대종경』 교의품 34장)

노키즈존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서로를 미워하고 배타시키는 혐오와 원망의 ‘병(病)’이다. 이제는 우리가 ‘혐오’를 조장하는 사회 풍토를 고쳐야한다. 노키즈존이 생겨난 이유를 깨닫고 개인·가정·사회·국가가 서로를 배려하며 이해해야한다. 2020년 경자년, 차별과 혐오의 문화가 없는 따뜻한 한 해를 만들자. 

[2020년 1월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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